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내 어릴적은..
내 어릴적엔 설날은 아침부터 들떠서 하루동안 명절기분으로 보냈다.차레상을 물리기가 바쁘게 우선은 가까운 큰아버지와 이모부들에게로 먼저 새배를 가곤 해서 동네를 한바뀌 돈다.어제 밤새 웃목에 소중히 개서 넣어둔 옷에 새로 산 양발과 신발을 신으면 마치도 새로운 기분에 우쭐거리고.....한복은 그렇지 않은가?아래바지도 그렇고 저고리도 그렇고 그런특색이 없지만 조끼가 바로 키 포인트라서 얼마나 멋이있고 무늬가 황홀한가에 따라서 그 멋이 세련되고 아니면 촌스런 스타일로 만들어 지곤 했다.어머니는 늘 그래도 늘 세련된 디자인으로 나의 멋을 한층이나 더해주곤해서 난 늘 설빔에 대해서 자부심은 대단하였다.그 당시는 ....명절 설빔은 한복일색이고 얼마나 화려한가에 따라서 아니면 천이 양단인가 옥양목인가에 따라서 그 부가 판단되는 시절이었다..세배가면 늘 웃어른들은 -야..이 고운옷은 누가 해주었어?정말로 빛이 나구나..올해는 모든것이 다 이뤄지고 건강하여야 한다...- 아이고...우리 강아지 ..이 좋은 옷을 엄마가 해주었어?올해는 무럭 무럭 커라..하시곤 엉덩일 투닥거려 주신것은 큰어머님이다큰어머님은 아들이 6.25때 경찰로 몸담고 있다가 고자질로 끌려가 처형당한 것이 한이되어 그렇게 우리집의 아들을 부러워 하시곤했다.아마도 양자라도 준다고 했다면 금방이나 ok 햇을거다.온동네를 전부 돌다 보면 하루해가 지곤 만다.다음날도 세배를 하긴 하지만 이미 설기분은 반감되어 새배할기분은 안난다..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얼마나 웃어른을 공경하는 이시대의 보기드문 모습인가?그런 정경들이 동네마다 살아있었기에 웃어른을 공경하고 나이먹은 사람과 나이가 적은 사람이 차이가 나는것이 아닐가?그리고 마지막 끝머리엔 송진양반 부부가 살고 있었다..산직기 생활로 근근히 살아가는 노인들이었다.딸만 둘을 길러서 시집보내고 노인들이 산을 지킴서 오손 도손 살아가는 분들이다.우린 그 분이 관장하고 있는 산에서 나무를 하다가 어떤땐 혼나고 어떤땐 하던 나무까지 빼앗기곤 하던 사이였지만....그날만은 그런 감정을 모조리 던져 버리고 그렇게 인자하게 덕담을 하고는 하신다.하긴 그 명절에 어떻게 그런 껄끄러운 소릴 하겠는가?이렇게 명절이면 온동네 사람들이 가슴에 앙금을 모두 털어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는 날이기도 하다.그리고 오후가 되면 양지바른 곳에선 누군가인지 알진 못해도 눈이 쌓인 잔디를 털고서 하로를 한다...하로..야구 비슷한 게임인 하로가 어릴때의 운동이었다..편을 갈라서 술을 내기도 하고 고기와 술을 내기도 하는 게임...머언 산등성이엔 잔설이 쌓이고 찬바람이 볼에차도 그 게임에 온동네가 떠들석하도록 응원으로 한동안은 뒷동산이 시끄럽기도 하다.이렇게 하루가 바로 온동네의 축제가 되어 버린 날이었다.그렇게 세배하고 뒷동산에서 하로를하다 보면 밤이면 다리가 뻐근하곤 그랬다 그래도 명절이면 그렇게도 재미가 있고 보람을 느낀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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