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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1 일째

초보 네티즌이 보는 신문개혁운동 (옮긴글)

군부독재가 무너진 이래 한국사회에서는 독,과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보통사람들이 접근 불가능한 온갖 특권을 누리던 부분들이 그나마 조금씩 개혁되어왔다. 물론 사법개혁이나 재벌개혁은 그 진도가 너무나 더디고 곳곳에 장애물을 괴어놓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답답하기 그지없지만 해마다 사시합격자수가 늘어난다든가 재벌의 불법내부거래가 감시되는 등의 진전은 있어왔다. 그간 '편하게 놀고 먹는 직장'이라 불리던 일부 공공기업마저도 구조조정을 당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혹자들은 근대국가로 발전하기위한 이러한 기초적인 조처들을 ‘초법적 발상’ 또는 ‘사회주의적’이라는 말도 않되는 논리를 동원해 특권을 수호하려 했고 별로 누리는 기득권도 없는 일부 생각 짧은 국민들은 덩달아 그들의 말장난에 동조하여 알게 모르게 개혁을 방해해왔다. 나는 최근에야 그러한 개혁방해 여론 조성의 핵심에 조선, 중앙, 동아의 세 ‘가족신문’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개인적으로 그 깨달음이 너무나 늦은 것이라 안타깝다. 상식적으로 수입원의 70-80%를 기업의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이 초대형 족벌신문들이 무슨 깡다구로 삼성재벌의 불법 증여행위를 비판할 것인가? 더구나 정부는 그 동안 다른 대형기업들은 꿈도 못꾸어 볼 세무조사 면제를 비롯해서 수많은 불공정거래행위 및 ‘촌지’라는 이름의 공공연한 뇌물수수행위 따위를 전부 ‘관행’으로 묵인해왔으니 이제는 당연히 시민들이 나서는 것이 아닐까? 나 자신 이미 잘 알고있던 그러한 사실들에 더해 어제 ‘피디수첩’에서 드러난 지국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거의 조직폭력배의 사업방식과 유사한 영업관리 및 광고수주 방식은 이들 신문사들이 이미 사회적 병리현상의 하나로 자라났음을 절감하게 하였다. 기업체 홍보 담당자들이 전날밤 초판내용을 훑어보고는 '광고 줄 테니 기업에 불리한 기사를 빼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신문에 난 기사들을 어떻게 사실이라고 믿고 볼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런 관행에 의해 기사가 쓰여지니 항상 광고주의 비리에는 눈을 감아준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 아닌가? 시민단체의 노력을 무슨 초법적 발상이나 대중주의적 선동으로 몰아붙이는 족벌언론에 동조하는 일부 독자들이 여기도 글을 올렸던데 도대체 당신들은 어떤 이유에서 그들을 옹호하는지 한번 상세하게 설명해주기 바란다. 당신들은 족벌 몇 명의 사유재산 보호가 그 많은 공익을 희생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21세기 지구상의 어떤 자본주의체제도 그처럼 원시적인 ‘사유재산 절대’의 원칙을 고수하지않는다. 그나마 가장 자유방임에 충실한 미국에도 ‘Anti-trust law’가 있어 부당한 사업 관행으로 독과점을 누리는 것을 방지한다. 족벌신문의 지면을 빌어 ‘언론개혁은 독자들이 할일’이라고 주장하는 몇몇 ‘언론학자’라는 사람들도 기가 막히는 사람들이다. 신문 값의 몇 배를 호가하는 경품의 유혹 때문에 구독을 하는 독자들이나 도대체 얼마나 팔리는 지도 모르는 신문에 필요 이상의 단가를 물면서 광고를 실어주어야만 하는 기업들이 세상에 무슨 힘으로 그 거대 언론권력의 횡포를 견제할 것인가? 만연한 신문사들의 불법에는 입법으로 대응해야만 한다. 국회의원들이 눈치보고 미적거리면 채찍질을 해서라도 움직이게 만들어야 하고 신문에 쫄고 있는 대통령이 소극적으로 해야 할 일을 미루면 등을 떠밀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문개혁은 이미 적기를 많이 놓친 것이며 더 미룬다면 국가정책결정과 국민생활에 커다란 장애를 줄 정도로 사태가 심각해질 것이다. 아니 이미 그런 단계에 들어와있다고 생각한다. 족벌언론 때문에 먹고 살지도 않는 독자들이 신문을 굳이 사랑할 필요는 없다. 단지 잘못된 짓을 하면 가차없이 꾸짖고, 법을 어겼다면 처벌을 요구할 수 있는 보통의 기업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신문개혁 운동은 그런 의미에서 하등 초법적일 것도 비정상적일 것도 없는 당연한 시민의 권리행사라고 믿게 된다. 그리고 도무지 이해못할 이유로 그것을 방해하는 사람들의 속내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한겨레 신문에서 옮긴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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