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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4 일째

순아...

어제 이어 오늘도 한파가 꽁꽁언 대지를 묶어놓고 거리엔 총총하게 걷는 사람들의발거름에 추위가 묻어나는 구나.....그래도 은근히 하늘에서 눈이라도 내릴것을 기대했더니 눈은 안오고 그렇다..훵하니 빈들판을 휩쓸고 지나가는 매서운 바람이 마음을 움추리게 하고 멀리 금성산의 희끄무래한 구름마져도 차게 느껴지는 날이겠지...순아...날마다 전화로만 나의 의무인양 안부나 전하고 마는 나...영란이 엄마도 말로만 가겠다고 하면서도 안되고 있다 애들의 방학이 되면 가야할거야....이해하렴...그렇게 거동도 자유롭지 못한 어머니 옆서 누구 보다도 네가 젤이고 너만 효도하고 그러고 있구나...오빤 말은 안해도 너의 그렇게 정성스런 보살핌을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단다...너의 그런 효성의 보람으로 어머니는 곧 쾌유될거다..워낙 노인이라 그 차도가 서서히 나타나겠지.......넌 마음은 서운하기도 하고 너혼자에게만 다 짐을 지게 하고 다들 객지에서 모른척한게 야속하고 그럴거다..어쩌겠니?그래도 네가 곁에 있단 사실만으로 나나 큰오빠나 그렇게 맘이 든든한걸....순아....그래도 어머니는 얼마나 행복한 분이시니?옆서 간호해 주는 너가 있고 멀리서 나마 걱정해주는 자식들이라도 있으니...성남이 엄니는 아마 그런지경이면 어쩌려나...??그런 비유를 해보고 그래도 당신은 정말로 행복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젊었을때 가정과 자식들을 위한 희생으로 살아오신 당신이라 복받는 것이 아닐가옆집이모님을 봐도 어디 행복한 생활이더냐?빈 병실을 혼자서 지켜야 하는 비참함에 얼마나 가슴이 내려앉은것 같을가.....그것이 당신의 복이기도 하지만 너의 헌신이 없었담 어디 가능한 일이었을가.....나중에 ....어머님이 돌아가실때 네가 젤로 많이 울것 같애...늘 옆에서 같이서 일상을 같이한 자식들의 서름이큰 모양이더라...순아......짜증나고 답답해도 네가 옆에서 위로하여 줄사람은 너야...어머니의 답답해 하는 마음과 화를 내도 네가 잘 소화하여 드려야 해....어머닌 가끔....화도 내시고 어떤땐 아무일도 아닌것으로 언성을 높이시고 그러시질 않더냐?노인성 희스테리라 말고 ....그럴땐 오히려 침착하니 느긋하게 대하려므나......어디 어머니가 그런 분이셨니?늘 깔끔하고 늘 남에게 말듣든 것을 죽기 보다도 싫어한 당신이 아니 더냐...바닥이 어지러져만 있어도 치우고야 식사를 하시던 당신의 그 정갈함....어머니는 늘 그러셨어...지금은 어머니가 회복기거든....그래서 어느때 보담도 좋은 영양을 섭취하여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할 시기다...조금씩 조금씩 차도가 있다는 너의 애기에 난 그저 고맙고 반갑구나....돈에 너무 신경쓰지 말로 통장에서 찾아서 네가 필요한것 어머님이 필요한것을 돈 생각말고 써야돼......돈이 무어니?생활에 필요할때 쓸려고 모아둔 것이 아니더냐...두고도 안쓰단 것은 현명치 못해....순아......막상 편지로 하려니 할말이 없구나...수고 하고 고생하란 말 밖에는 ......영란이도 기대이하의 점수인 324 점을 받았다그래서 어디로 보내야 할지 벌써 걱정이 드는 구나...그러나 어디든 가겠지...나 맘도 그렇게 맑은맘은 아니란다....이말은 어머니에게 말하지 말라.....걱정 하실라.....곧 방학이 시작될거다.....영란이 엄마와 세현이가 갈거야...너에겐 반갑지 않을지 몰라도 어머니는 기다려질거다.....당신의 희망은 늘 이런 손주와 아들딸을 보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 아니더냐?날씨도 춥고 집이 외풍이 세서 그것도 걱정이 드는구나...보일러도 온도를 항상 높이고 해서 하루라도 빨리 차도가 있었음좋겠다...그때 병실에서 어머니의 그렇게 한 숨도 안주무시고 하시던 말씀들....난 얼마나 걱정을 한줄 아니?자꾸 불길한 예감만 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어...지난주엔 친척의 모임에 수원의 형님도 만났다...무슨술을 그렇게도 좋아하고 잔소리가 많아졌는지 ? 그 모습이 맘에 안들더라..이젠 술도 자제하고 건강하게 살아야 할텐데 술한잔하고 보면 늘 잔소리가 많다술이 병인지....병실에 있단 형의 장인 ..사돈도 아마도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모양이더라...산소호흡기로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던데......추운날씨에 너도 감기에 걸리지 않게 주의하고 건강관리 잘하여라...너마저 누운다면 어쩌니?날마다의 전화소리에 밝은 소식과 어머님의 차도있단 소식만을 기다리마....수고하고 그리고 고맙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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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6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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