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4 일째
정금이 누님을 보니...
내가 처음으로 아버지의 허락도 없이 아버님이 숨겨둔 지갑을 훔쳐서 서울로 올라오고 나서 제일로 먼저 찾아간곳이 바로 서울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살았던 정금누나 집이 었다...우리 매형은 서울역에서 아주 먼곳인 삼선동에 살고 있어서 시골서 온 촌놈이 어디 찾을수 있을가 하는 불안감에 난 정금이 누나의 집으로 먼저 갔다..서울시 중구 동자동의 자그만 집이 바로 정금이 누나의 집...시골서 상상하던 집도 아니고 초라한곳에 살고 있었다...사실....그 당시에 서울에서 밥만 먹고 살고 있단것도 성공이라 생각되던 시절이라...전화도 없던 시절이라 물어 물어 찾아간 동자동의 그 누나네 집...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이라 선가 ?외로워서 인가...사촌 형님이 두분이고 사촌누님인 정금이 누나가 같이서 바로 옆에서 살고 있어서 외롭진 않았을거다...다들 어려운 시절이라...그래도 정금이 누나가 젤로 그중에 잘살았던지 난 한 1 주일정도 머물면서 잠은 정금이 누나집에서 잤다...그 좁은 다락방을 내가 차지하고 잤었다...그래도 시골에서 올라온 동생이라 누나도 형님도 잘들 잘해주었지만 정금이 누나가 더 신경을 쓰고 잘해 주었단 생각을 했다...나 보담도 작은 아버지이신 우리 아버지의 체면땜이 었을가?지금은 한 어머니가 된 은숙이가 그 당시엔 유치원 다니던 귀여운 조카라서 난 손을잡고 남산도 올라갔다가 오고 삼광 국민학교에 가서 그네띄기도 하다가 왔었다..그렇게도 귀엽고 아름답기만 했던 은숙이....그 동생 미숙인 인형같은 애였는데 시집을 안가고 호주에 머물고 있어 누님의 애간장을 태우고 그러더니 요즘은 소식도 안온단다..정금누난 누구보다도 날 잘 해주었다...친 남동생이 없어선가 ...아들이 귀한 누나라선가....아들낳기를 원해서 미숙일 남장해서 입혀 길렀었다 그래야 담엔 남자을 낳는다나..그 뒤로도 딸 미나...그리고 마지막엔 아들 상남일 낳았었다 ...부지런하고 알뜰하고 살림잘하고 그래서 정금누나는 온통경제권은 일찍이 누나가 쥐고 살았다 매형은 사람만 좋았지만 그런면엔 관심도 없고....그 동자동 시절...한 1 주일 머문시간이 난 잊혀 지지 않은다.친누나가 사는 삼선동으로 데려다 주며는 될텐데 같이서 있길 좋아했다..그 비좁은 다락방서 자라고 하면서 ...그래도 동생이라고 시골에서 먹어보지도 못한 반찬들을 정성껏 만들어 주던 누님..친 누나 같이도 잘해주던 기억이 새롭다....왜 누나가 그렇게 잘 해주었는지 모른다....내가 떡을 좋아한단 것을 알고 집에 가면 항상 맛있는 떡을 준비해서 주곤했다..그리고 병원에 입원했을때도 누난 어김없이 떡을 사가지고 자주도 왔었다..그렇게 정성을 들여서 보살핀 누난데 난 넘도 못한거 같다오늘도 그날의 일들과 지난날의 애기로 배꼽을 잡고웃었다..- 아니 네가 우리집에 처음온날 말이다... 내가 보니 네 입고온 옷이 꺼멓게 껌댕이가 묻어서 물었었지? 왠 검정인가고.. 넌 그날 여름이라서 겠지만 하얀옷이 뒤편에 꺼멓게 묻었더라... 글고 런닝구도 빵구가 나고...- 아....!! 그 날 장자동에 밭에다 지게를 지고 재를 내다 깔았을 거요.. 그래서 아마도 옷이 그렇게 껌게 재가 묻었을 거고... 사실이다..그날 아버지의 명령으로 난 하지도 못한 일을 한다고 지게를 지고재를 나르다가 묻었었다... 그날 아버지께 일 잘못한다고 꾸중을 들었거든요.... 힘은 들고 화도 나서 아버지의 지갑을 몰래 훔쳐서 그 입던 옷으로 나온거죠... 새로 옷을 갈아입으면 아버지 한테 그대로 적발될거고....- 그래서 그날 내가 오후에 후암동 시장으로 나가서 남방과 양발을 사서 입었던 거 기억나니? 내가 보기에 너의 촌티 난 꼴이 안되어 보여서 불야 불야 산거다... 그러고 보니 우리 엣날애기 하구나....오랜 일이다...그랬다.그리고 정금이 누나는 친누나 같이 내가 가장 좋아하고 누나도 잘 해주고 해서 늘 자주가곤 했었는데 결혼하고 나서 소원해진 것은 어쩌지 못했다...그런 정들도 결혼도 하고 세월이 흐르면 퇴색되는 가....?그렇게 예전의 것들을 망각하고 은혜를 잊고 사는 내가 싫어질때가 있다....나이가 들어간다고 전날의 정들이 퇴색되어 간단 것은 말도 안된다...지난날을 망각하고 나이탓으로 돌린다면 어찌 인간이라 하겠는가?이런 만남...지난날을 애기하고 잊혀진 정들도 다시 복원하고 다시 나다운 인간으로 태어나야 할것이 아닐가....말은 안해도 정금이 누나는 섭섭하였을것이다....- 내가 절 얼마나 잘해주고 그랬는데..... 하고 ...다른데서 찾아선 안된다...자주 만나고 생일이라도 자주 찾아가고 대화 나누고 ....- 누님 , 이젠 자주 찾아 뵐게요.. 그리고 우리 다시 후암동 시장에서 떡도 사먹고 그럽시다...- 그래,,,고맙다 오지는 못해도 전화라도 자주 하고 그러자... 우린 사촌이라고 해도 얼마나 정답게지냈니?그렇게 말하는 누님의 머리도 이젠 하얀 머리가 제법 많아졌다고 생각했다...서서히 품위있게 늙어 가는 누님의 모습이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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