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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자식을 먼저 보내야 하는 비통함

헬스장에서 인연되어 가끔 만나서 식사하고 차도 마시던 <조 >형님.

허리가 아파 우리들 식사 만남도 중단된지 한참 되었지만,전화는 가끔하면서

더 좋아질 때를 기다리고 있다.

-형님, 뭐 건강하시죠? 이젠 가을이 온거 같습니다.

-그래, 헌데 내가 죽어야 하는데 흑흑흑..

난 지금 죽고만 싶어 정말...

-아니 형님 어디 또 아프신데가 있어 그래요?

 

6살이나 더 연장자면서 젊은 시절엔 잘 나갔던 이력과 좋은 학력과 학교.

민주노총의 간부로써 긴 세월을 함께 한 탓에 지금도 그런 노동분야는 일가견이 있고

퇴임한자 오래되었지만, 각종 행사엔 초청받았던 분.

<목포>가 고향인 관계로 자연스럽게 형님이란 말이 더 친숙한 말이 되어 버렸는데..

 

훤출한 키에 미인였던 딸.

대한항공 스튜디어 출신으로 좋은 남편만나 잘 살고 있다고 자랑했었는데...

<유방암>으로 치료 받던중 암세포가 온몸으로 퍼져 어제 갑자가 저 세상으로

갔단 애기.

56세 딸의 갑작스러운 죽음.

자신의 몸도 건강치 못한 몸으로 그걸 목도하는 늙은 아버지의 심정은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여자 나이 56세면 한창 열정적으로 살 나이면서 성장한 자녀들이 있을텐데..

그 모든것을 거두고 가버려야 했으니 얼마나 안타까울까.

-형님, 이런때 맘을 단단히 잡수시고 견뎌야 합니다 딸이 간건 어쩔수 없는 운명이지

형님의 죄가 아닙니다 모든것을 편안히 생각하시고, 가야 할 운명이라고 생각하십시요

저의 어떤 말도 위로가 안될것입니다 잘 추스리고 후에 한번 뵙자구요

맘 단단히 잡수시고 견딥시다 세상사 어디 자신의 뜻대로 되던가요?

서러우면 실컨 우세요 혼자서요 그래야 맘이 더 편안하시면요

모든것이 끝난 뒤에 한번 찾아 뵐께요.

 

자신은 허리가 아파 잘 움직이는 것도 힘들고, 와이프는 약간의 치매증상이 있어

힘들게 견디고 있는데 딸 마져 그런 비보를 접했으니 죽고 싶은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부유한가정에서 태어나 아무런 지장없이 서울대 다녔고, 좋은 직장 간부급으로

마무리 하고, 아담한 3 층 단독에서 부부가 편히 살고 있었는데...

신이 질투를 느꼈나?

그런 비극을 만들어 줬으니...

 

가끔 만나기 전이라도 전화해서 위로를 해 드리자.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다가 스스로 자신의 몸을 던져 버리는 사람들

주위에 많다.

-형님 모든것은 신의 섭리일뿐.. 우리가 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요

더욱 굳건하게 견디시고 참으세요 후에 한번 뵙시다 

이런 전화가 도움이 되기는 할까?

내가 해 줄수있는것은 이것 밖에 없으니 어쩔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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