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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광란의밤에 대한 회고

먼저 서울시로 진출했던 형열,

같은 또래지만, 앞날의 전망을 위해 공부열심히 하더니 2년인가 먼저 진출해 여러가지 정보를 전해주곤

하면서 우정을 지속했던 좋은 친구.

-자네, 오늘 크리스마스 이븐데 뭐해?

-총각이 뭐 할게 있나? 그냥 책이나 보다 자야지.

-답답하긴.. 이 사람아 크리스 마스 이브잖아? 그렇게 재미없게 보내?

내가 오늘 저녁 모임을 주선했는데 모두 나와 같은 직장 친구들이야

편하니 와라 여자들도 있어.

 

우리직장과 지근거리라 자주 만나고 차도 마시던 사이라 

대뜸 약속했고 약속다방에 갔다.

4명의 남자와 여자 셋이 모였다.

차를 마시곤 곧 바로 지정모임장소로 택시타고 갔다.

한참을 달렸더니 어느 아담한 단독집으로 모였다.

이미 거긴 우리들이 오늘 밤을 꼬박새울 작정으로 이미 준비가 착착진행되고 

있었다.

아마도 그 집에 새들어 사는모양인데 오늘 밤을 위해 준비했었다.

 

-거나하게 차려진 술상과 케이크와 크리스마스 츄리.

보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이는 광경에 흥분한다.

그 회색담장안에선 상상도 할수 없는 직원들간의 회식(?)

그런 회식자체가 없었지.

 

술이들어가고 하니 선남선녀들의 광란의 파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곤 하면서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긴 밤을 꼬박새운거 같다.

허지만, 아무리 술을 먹었어도 남녀들이 모여서 떠들뿐...

더 이상 난잡한 행위는 없었지.

아무래도 매일 만나야 하는 직원들 사이라 조심을 했을거다.

광란의 밤을 보내곤 담날 11시경이 되어서야 기상하여 모두들 콩나물 국밥에 막걸리 한잔씩 먹곤

헤어졌던 그 까마득한 옛날,

나 혼자만 이방인 였지만, 어느새 한몸되어 그 분위기에 휩쓸려 재미나게 놀았었지.

그때 한번 만나(모두 처음 본 사람들)그렇게 재밋게 놀수 있었던 용기가 어디서 나왔을까?

서울 오기전에 한 동네의 우리들 진남이 안석이 행남, 오숙, 그리고 민복.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가졌어도 즐거웠을뿐...

어떤 부적절한 행위를 한건 아니라 긴 긴 겨울 밤 재미가 있었는데...

여기서 그런 재미를 느낀건 오랫만인거 같다.

그 직원(여직원 미스리)가 세들어 살았던 집은 나중엔 사실 자신의 집였는데..

그 날은 부모가 여행중이라 그런 시간을 만든거 같았고..

후에 내가 근무했던 곳이 공교롭게도 <북가좌 2 동>지역이라 자주 만났었지.

 

순진무구한 총각을 불러내 그런 광란의 밤을 보내게 해준 <형열>

같은 서울시 근무하면서도 자주 못 만났지만...

지금은 행방이 묘연하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 오래전의 그 광란의 밤(?)의 추억을 소환해

그 사람들이 보고 싶어진다.

모두들 나 처럼 머리가 히끗히끗한 사람들로 변했겠지만....

그래서 추억은 아름다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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