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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보름달

연대근처에 <보름달>다방이 있었다.

현저동 근무처라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만나고 싶은 마음으로 거기서 데이트했지.

총각시절이라 얼마나 마음 설래였는지 모른다.

<현숙>

우연히 출근길 마주쳤던 그녀는 보름달같은 복스런 미모.

갸름한 마스크 보다는 달처럼 복스런 타잎을 좋았었기에 만남을 제의한것도 나였다.

 

직원이 많아서 한 직장에 근무했어도 몰랐던 사이.

주야를 번갈아 근무했던 나완 달리 그녀는 매일 출근한 위치라 만날수 없었다.

-수수한 모습에 항상 밝은 표정의 서울표준어의 고운말씨.

-늘 말씨가 사근사근해서 호감을 느끼게 했다.

 

그 다방에 들어서면 칸막이마다 큼직하고 밝은 보름달 같은걸 달아 곳곳에 보름달이

떠있는듯한 풍경을 느끼게 했다.

누구의 착상였는지 몰라도 신선했기에 자주 갔던 다방.

 

-파주가 고향이고 아들 둘에 딸은 혼자인 그녀의 가정.

-24살의 딱 맞는 결혼적령기 나이.

-파주여고를 졸업한 학력에 부농의 집안.

엇뜻 들어도 화목한 가정환경 같았었다.

 

한 2 년을 교제했다가 왜 헤어졌는지?

지금도 원인을 모르겠다.

결혼이 절박한 그녀와 아직은 더 자립을 해야 한다는 생각차이?

자주 만남도 시들해졌고, 그랬던게 원인 아니었을까?

헤어진후 그녀는 그 직장도 그만두고 다른곳에 취업했단 소식만 들었다.

 

그리고 2년후, 

<로타리 예식장>에서 나의 결혼식이 있었다.

하객을 맞는중에 홀연히 나타난 그녀.

여전히 함박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려 인사를 하는 현숙.

-어떻게 여길 온걸까? 전혀 연락을 끊고 지냈는데....?

 

궁금했을까?

내가 선택한 신부(?)의 모습이...

-고마워요 전혀 생각못했는데......

-행복하세요.

그게 마지막이고 늘 마음속에 남아있던 그녀.

 

-저 아시죠?

지난 수첩을 뒤지자 그녀의 전화번호가 눈에 띄어 전화했다.

-아니 어떻게 지금도 그 번호를 기억하세요?

-암튼 한번 만납시다.

궁금도 하고...

어때요? 

-좋아요 어디서 뵐까요?

-신촌 로터리 <크리스탈 백화점 지하 커피솦>

 

한 7 년후 정도였을까?

4살정도 되는 딸을 안고 나왔다.

그녀처럼 눈망울이 컸다.

더 뚱뚱해지고 더 발랄해지고, 활발했다.

식사후 크리스탈 백화점에서 <인형>을 사서 애 품에 안겨줬다.

-좋은 추억이라 생각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삽시다.

-네 부인사랑하시고 행복하세요.

 

2년간 교제시엔 미래의 부부의 꿈도 꿨지만...

늘 만나도 설렘으로 보냈는데...

서로가 자신의 길로 평범하게 살고 있으니 설렘도 두근거림도 없었다.

<보름달> 다방.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애절하게 부르던 최백호의

 -<내 마음 갈곳을 잃어>가 힛트곡으로 울려퍼지곤 했다.

참 아름다운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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