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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보은

은혜를 아는것이 인간.

아무리 파렴치한 이라도 자신이 받은 은혜는 기억한다.

다만 지우고 싶은 것이 다를뿐...

 

<연호형님>부부를 만났다매년 명절이 오면 뵙고 베푼 은혜에 대한 감사함을 전한다.

보은할수 있는게 인간의 양심이고 긍지 아닐까.

 

연호형님은 나 보담 딱 10살 연상인데도 아직도 건강하고 정정하신 모습이

보기 좋지만, 형수님은 건강이 안좋아 병원을 자주 들락거린다.

 

공직에 1차 시험에 합격해 놓고도 늘 최종합격에선 불합격 당했던 지난날의 기억.

아무런 잘못도 없었는데 탈락의 원인이 궁금했고 답답했다.

-이 사람아 고민말고 선배 김 연호씨에게 연락해봐 좋은 선배야.

법무부 교정국에서 근무하시던 형님을 소개해준게 바로 기석씨였다.

-고향의 까마득한 후배로써 죄송하지만 한번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문의 편지를 띄웠지만 답장은 반신반의 했지만...

자세한 답장을 받곤 감동을 했었던 기억.

-부친이 부역자 신분으로 신원특이자이기 때문에 파출소 순경이 신원확인

나오거든 작은 성의를 보이고 부탁해봐 그럼 될거야.

 

핸폰도 없었던 시절이라 이건 1급정보 아닌가?

이런 사연을 까마득히 모르는 와중에 한장의 이 편지가 인생전기를 만든 극적인 드라마였다.

의문이 해소되고 합격증을 받고 발령까지 일사천리로 형님이 주선해 주신 탓에 시골촌놈이 어엿한 공직의 신분으로 멋들어지게 제복입고서 순천으로 달려간것.

이어서 서울로 전근도 형님의 배경(?) 아님 어떻게 이뤄질수 있는가?

일면식도 없는 나를 이렇게 이끌어 주신 그 은혜를 망각할수 없지.

 

순천에서 서울로 전근되자 또 거처가 힘들어 형님댁에서 붙어살자고 했다.

금화 아파트 102동 504호.

어린애들과 한방에서 아마도 3-4년은 함께 살았던거 같다.

 

중간에 공직을 던지곤 크리스찬에서 운영하는 천사마을의 원장으로 발탁되곤

그곳에서 정년을 넘기시곤 곧 구의원으로 3번을 연임했지만....

생활은 팍팍한 실정이다.

-차라리 공직으로 정년퇴직했으면 연금이나 받고 편안히 살걸 왜 이곳으로

온건지 몰라요 

형수님은 늘 아쉬워 하신다.

그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천사마을 원장이면 뭣 하는가?

연금도 없고 벌어논 재산도 없고 구의원 3번한게 결국 아무런 재산증식과는

거리가 먼 것인데....

그래도 3 명의 자식이 잘 보살피는거 같다.

두째 정희가 살뜰하게 보살핀다고 하신다.

 

-형님 늘 고맙고 건강하게 뵌게 너무도 반가워요.

추석명절 잘 보내시고 가끔 식사하면서 옛날애길 하자구요

-고맙네 잊지 않고 찾아와 줘서..

헤어지면서 작은 촌지도 호주머니에 넣어 드린것 잊지 않았다.

내 인생에서 잊을수 없는 분.

어찌 망각할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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