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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고종사촌 형수

나주의 큼직한 집을 비워놓고 서울서 요양중인 고종사촌 형수.

60년대 학창시절만 해도 나주의 번화가 였던 그 자리.

지금은,

너무도 쓸쓸한 곳으로 변해버린 도시.

<나주><중앙>극장을 세워 늘 붐비던 그 시절.

호남비료 공장의 유치가 그렇게 나주를 번화의 도시를 만들었는데...

아마도 그 때가 가장 번창하던 시절 였던거 같다.

 

그런 나주의 중심가에 <동문 목공소>

고종사촌 형님은 그 당시엔 목공의 번성기에 줏가를 올려 돈을 많이 벌었다고 했다.

그때 세들어 살던 건물을 사서 거기서 목공소를 운영하였으니 잘 나간 시절였지.

직장과 원거리 관계로 6개월 정도 그집에서 기거하였던 추억.

아무리 바빠도 시간 맞춰 식사를 챙겨주시던 형수.

고모도 고모부도 형님도 아닌 형수가 가장 편했다.

 

마치 친 시동생 처럼 챙겨주시고 배려해준 마음.

그게 내 눈엔 다 보였던거 같다.

그 형수가 불편했으면 당장 뛰쳐 나오지 그곳에서 살았을리 없었을것이다.

바쁘고,시끄러운 공장이지만 내 방은 은밀해서 조용했지.

그게 배려였던거지 뭔가.

고모가 가장 좋아했던 아버지.

그 아버지를 좋아했으니 날 미워할 이유가 없었겠지.

근엄하시고 하시는 말에 책임을 지고 고모를 챙겨주셨으니...

 

연세가 많아지자 그 집을 비워놓고 구리쪽 아들곁에서 지내신다.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해서 집에 머물고 계시지만 마음은 늘 나주란다.

그곳은 바로 추억의 때가 묻어있고 모든것이 정이 깃든 곳을 어찌 잊을건가.

-형수님 관절염으론 돌아가시진 않아요

절대 치료 게을리 하시지 말고 건강해서 오랫동안 애기하면서 삽시다.

-네네 아제 그럽시다 그럼요

좀 더위가 가시면 뵙고 와야 한다

그게 인간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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