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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들 행복헤 보여도...

분당사시는 사촌누님 .

외출못하시곤 집안에서 칩거하고 계신다는 소식은 이미 들었다.

 

10여년전,

후암동 단독을 팔고 애들의 요구에 따라 <분당>으로 이살가신 누님.

우리 사는데와 먼 거리라 자주 뵙지 못했는데...

나인 속일수 없는 일이라 비대한 체중이 병을 가져온걸가.

외출을 못하시는 심정, 얼마나 답답할까.

 

후암동 사실때 부지런한 매형이 쌀집을 운영한 탓에 일찍 돈을 좀 벌었단 애길 들었다.

사촌형님들과 비교해서  비교적 여유롭게 사셨던 누님.

1965년 여름,

방학을 틈타 몰래 서울에 올라왔을때...

<사촌누님>댁을 찾았었다.

서울역 가까운 곳이라 젤로 먼저 찾았던 곳.

 

그때만 해도 서울에서 밥먹고 산다면 그런대로 사는 집이란 인식.

누구 보담은 부유해 보였다.

-너 이거 입고 왔어?일 하다 도망왔어?

-누나 왜?

-네 옷 차림이 마치 뒤엄지고 다니다 온 옷 처럼  흙이 묻어 있다,

대신 이걸 입어 이옷 버리자.

양말도 이거로 갈아 신고...

친 누나는 저 멀리 성북동 삼선동이라 가질 못하고 이 누님집에서 며칠을 묵었다.

눈치가 없었나? 얼굴이 두꺼웠나?

사촌누님은 마치 친 누나 같이 가까운 사이였다.

가까운 동네 살았던 탓인가 보다.

 

이 누님은 내가 친 동생처럼 잘 보살펴줬다.

-너 이번에 쉬면 우리집 놀러와 맛있는거 해 줄께.

놀러가면 맛있는 식사는 물론 그 당시엔 <보름달>이란 빵.

그걸 젤로 좋아했기에 잘 사주셨다.

 

1977년 1월 경이었나?

아무런 이유없이 몸져 누워있는 날 병문안온 누님이 서둘러 형에게 연락하곤

날 입원시키라고 했기에 급하게 상경한 형님이 <적십자 병원>에 입원.

<결핵성 뇌척 수막염>이란 병.

누나의 재촉이 없었다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적십자 병원에 입원이나 했을까?

 

사촌누님이지만...

늘 친동생처럼 가까이 보살펴 주고 이끌어 줬던 누님.

지금은 거동못하고 칩거하고 계시단 소식.

가야지 가서 뵙고 쾌유를 빌고라도 와야지

아니 두 손을 잡고서 대화가 된다면 지나간 추억담을 꺼내놓고 한참 떠들다가 와야지.

 

세월은 흘러도, 가슴에 흐르는 정은 다 같은거 아닌가?

어제 흥래형님과의 만남.

말씀이 이미 어눌해져 대화를 못했지만...

두 눈에 흐르는 눈물.

그건 이미 마음으론 통하고 있단 표시 아닌가?

<분당>의 사촌누님.

더 늦기 전에 뵙고 와야한다.

그건 동생으로써 너무도 당연한 도리 아닐까?

푸른지성
2023-08-23 16:03:41

전 그런 소중한 사람들은 다 죽어서 없네요.
일정 잡고 다녀오세요.
배가본드
2023-08-23 16:12:37

가시기전에 한번 만이라도 손이라도 잡고 애기라도 해야죠.
그게 사람의 도리 아닐까요?
나이게 배풀어준 최소한의 도의.
날 잡고 다녀 와야죠 감사합니다 푸른 지성님 관심있게 댓글을 달아 주시니...
푸른지성
2023-08-23 16:23:57

그런 이유로 공개일기로 작성하시는거잖아요.
볼 수 있는 사람은 자세히 읽어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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