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아버지와 8.15

결혼하자 마자 일본으로 가셨던 아버지.

자릴 잡으면 어머니를 모신다는 다짐과 함께 가셨다.

<일본 오사카>에서 취업하신뒤 어머님께 오시란 연락받고

배멀미가 심한 어머님은 보고싶은 일념으로 가셔서 7년간 사시다가

해방과 더불어 귀국.

 

한문학자 이신 조부님 밑에서 한문만 배우다가 떠난 분이라

내세울 만한 특기도 없이 무작정 <방직공장>에 취업하신것.

늘 먼지속에서 사신관계로 얻는 기관지천식.

완치도 못하시고 평생지병으로 고생하시다가 가셔서 아버지의 

일본생활은 돈 모으기는 고사하고 병만 얻고 귀국했다.

 

-가실때 잠시 경작을 해달라고 부탁했던 논 세마지기와 밭 600평.

그리고 집까지 봐달라고 부탁했었는데...

<귀국>후 전의 그 집과 논밭을 차마 형님들에게 달라고 할수 없어

포기했단 애길 어머님께 들었다.

7년간 일본에 있을때 그 부동산을 잠시 맡겼는데...

돌려줄 마음이 없었던 얌체같은 큰 아버지들.

<형제애>였을까?

인정이 약해서 그랬을까?

 

-니들이 고생한건 니 애비를 잘 못 만나서 그래야.

병신같이 왜 두고간 가옥과 전답을 달라고 못했다냐..

니 애비가 바보야

내가 천불이 난다.

우리집 옆에 사시던 외할머니가 늘 그랬었다.

실속없이 형제들만 생각하다 정작 자신의 자식들을 고생시킨다고...

<가난한 가정과 우리보다 더 잘 사는 큰 아버지들>

그걸 바라보는 외할머님은 얼마나 아버지가 미웠을까.

인정만 배풀다가 정작 자신은 못 살고 있으니...

 

7년간 일본으로 돈 벌러가신 아버지.

얻은건 평생 따라다닌 기관지 천식.

그런 아버지를 보고선 일찍 담배를 배울맘을 던졌다.

기침을 해야 하니...

 

인정이 넘쳐 형제들에겐 좋은 인상을 줬지만...

<가정경제>를 이끄는 것엔 빵점인 아버지.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질 못했다.

<돈 >앞에 형제간의 사이가 틀어진 사람들 얼마나 많은가?

그래도 ,,

아버지를 존경했다.

단 한번도 비굴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분이다.

 

 

 

`

푸른지성
2023-08-15 21:25:09

가난을 벗어나야하는게 가장 어렵네요.
돈을 쫒지 말아야 돈을 번다고 하는데, 쫒지 않으니 아예 모일 생각을 안합니다. ㅎㅎㅎㅎ
배가본드
2023-08-16 11:47:33

살아가는데 기회는 세번은 찾아온다 합니다
아직 젊으신 푸른 지성님이라 얼마든지 그 기회가 오리라 봅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요
늘 건강 챙기시고 활기찬 생활 하시면 저절로 모일 겁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주셔서...
화(化)
2023-08-19 14:19:34

영화 한편의 주인공 같은 삶을 사시고 계시네요.
정말 존경할 법한 분이신거 같아요....
저도 아버지가 보고 싶네요.
배가본드
2023-08-20 16:22:19

비록 아버지가 가난을 몰려주었지만...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당당하게 사셔서 남자의 자존심과 긍지를 보여줬어요
가난은 죄가 아니고 우리들은 고생하고 살았지만...
무능한 아버지라고 한번도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듬직해 늘 존경했어요.너무 엄한 아버지상은 지금도 무리였지만..
그게 남자의 멋으로 보였으니까요.저도 가신 아버지가 보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2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