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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가을이 지금은 먼 길을 떠나려 하나니>


눈물처럼 투명한 바람에 이끌려 가을이 
지금은 먼길을 떠나려 하나니
푸른하늘의 대낮을 흰달이 소리없이 오고가며
밤이면 물결이 스쳐 나려가는 바둑돌 처럼
흰구름 엷은 사이 사이로 푸른별이 흘러갑네다



남국의 노란 은행잎새 들이 푸른하늘을 순례하다
 먼길을 떠나기 비롯하면 산새의 노래짙은 숲엔 
밤알이 쌓인 잎새들을 조심히 밟고 묵은 산장 붉은 감이 
조용히 석양하늘을 바라볼때 가마귀 맑은 소리 
산을 넘어 들려옵네다



어머니오늘도 고양이 졸음 조는 저 후원의 따뜻한 볕아래서
흰 토끼의 눈동자 같이 붉은 석류알을 쪼개 먹으며
그리고 내일은 들장미 붉은 저 숲길을 거닐며
가을이 남기는 이현란한 풍경들을 이야기하지  않으럽니까
가을이 지금은 먼길을 떠나려 하나니... 

<신 석정님의 시를 옮겨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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