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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ㅎ 그녀의 삶.

하동양반의 둘째 딸 ㅎ 약간의 곱슬머리에 양갈래 따고 송정리 학교 다닐때..하얀 피부의 여학생.난 먼 거리를 다녔지만, 그녀는 부잣집 딸이라 차타고 송정리로 다녔다.

부러웠다.부자여서 부러웠고, 예뻐서 부러웠고...뭐 하나 부족함 없이 살았던 ㅎ 공주로 살았던거 같다.

18살때던가.그녀의 방에서 둘이서 애기하다가 하동양반에게 들켜 야단을 맞았던생각하면 참 아찔하다.아버지와 친구인 탓에 그런 애길 아버지에게 한다면 어쩔건가?<남녀칠세 부동석>의 사고가 팽배했던 시절.
우린 건건한 애기로 시간을 때웠고,얼굴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로 순진해서 손도 잡지 않았는데..오해를 했었나 보다.오해할만 하지 밤에 ㅎ 의 방에서 둘이서 나왔으니...
 ㅎ를 좋아했지만, 한번도 고백을 못했고 아마도 짝사랑였을까?하긴, 사춘기 시절엔 그만한 여학생보면 그런 감정이 들겠지.

난 군대를 갔고, 가기전에 동네의 여자친구들이 모여 축하파티 까지 했었다.그 속엔 ㅎ 도 함께 어울려 축하했는데.....

제대하고 오니 그년 시집을 간 몸.부자탓에 신랑감도 서울에서 잘 나가는 부잣집 총각과 혼인을 했단 소문만 들었다.부족함 없는 위치고 보니 그럴테지 잘 살아야겠지.

제대후,시골에서 아무런 희망없이 무의도식하고 있을때...친정을 찾은 그녀를 제대후 만났다.-오랫만이야 시집 갔단 소식 들었어, 어때 행복하지?-그래 난, 이젠 뭐 할거야?어디 취직해야지.-시간이 흐르면 되겠지.길에서 잠간의 대화였다.동네서 눈들이 있어 데이트란 상상 못하지.

후에, 서울로 올라온 나와 그녀.그리고 조카 <민> 여자친구 <오>이렇게 넷이서 만났을때...귀부인 타잎으로 우리앞에 나타난 그녀.행복해 보여 보기 좋았다.

후엔,우리들과 재회는 끊겼다.남편의 욕심으로 당시 인기였던 <동네 슈퍼>를 남의 돈으로 몇군데 오픈한 바람에 그게 부도가 나서 돈을 날렸단 소문 뿐...


 ㅎ 의 제부의 전화로 남편이 자살했단 애길 들었고..
부자가 망하면 그걸 이겨내지 못하고 최후의 선택을 한 모양.적적한 영안실에서 조문객은 눈에 띄지도 않아 초라한 소복으로앉아있는 ㅎ 측은해 뵌다.그 당시가 50대 중반의 나이.

행복은 물질 아닌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여유와 안온감 아닐까.한 순간에 날라간 부자인생.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일인가.


한 동네 살았던 ㅎ 라 한번 만나고픈 마음은 있는데...칩거하고 나오질 않는다자존심 때문일까.다 털어버리고 현실을 직시하면서 오늘을 살면 될것을...ㅎ 의 인생.소용돌이 삶.하동양반의 가정도 그렇게 풍지박산 된게 비슷하다.인생,뜬 구름 같은것을.......잠시 머물다 가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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