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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쌀을 받고서....

어젠,

시골의 사촌형님이 햅쌀 40kg을 보내셨다.

가끔은 배든 복숭아든 당신의 손으로 가꾼 과일을 보내줘 잘먹었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은가?

페암말기의 시한부 삶.

주변의 누구를 생각할 여유도 틈도 없을텐데 아픈몸을 이끌고 이걸 손수

보내셨으니 너무도 속이 울컥해 기분이 묘하다.

그렇게도 팔팔하시던 형님이 갑자기 페암말기 선고를 받고선 활동을 자유롭게 못하신다니 얼마나 애가 탈까?

이젠,

체념을 하신건지 전화상의 목소리를 들으면 너무도 담담하다

겸허하게 운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듯 보인다.

이유가 어떻든 부름을 당하면 가야 한다

그게 운명이지 뭔가.

 

추석무렵에 용돈 몇푼보내드렸더니 이걸 보내셨나보다.

"아니 형님, 무슨 쌀을 보내셨어요? 형님이 건강한 가운데서 보내셨다면 제가 편하게 받겠는데 그럴 형편이 아니잖아요? 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데....""

"아냐, 자네 한번 먹어보라고 보낸거야 달리 생각마..."

갑자기 숨이 가픈가 보다.

긴 대화를 할수가 없다.

 

가끔 시골에 가면 어떤 믿음이 있었는데 이젠 고향을 가도 형님마져 안계신다면

그 허전함은 어떻게 메울지....??

형님이 그런 상황인데도 가뵙지 못하고 전화로만 애길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무성의한 짓거린가?

형님을 뵐 면목조차 없다.

바쁘다는 핑겔뿐 다 변명으로 들릴것이다.

안산것이 일단은 공사에 들어가면 한번 가봐야 한다

그래야 돌아가셔도 마음편하게 견딜수 있을거 같다

늘 후회를 하게 되는데 알고서도 그런경우가 너무 흔하다

모든게 정성이고 하기 나름이지 ...

 

아버지의 빈 자리를 당신이 지키시며 모든 가문의 대소사를 도 맡아 하시던 분이 이젠 불귀의 객으로 되는건 시간 문제일뿐....

더 늦기전에 찾아뵙고 손이라도 잡으며 정을 나눠야지

내가 곤경에 빠져 허우적 거릴때 형님은 내일처럼 그렇게 뛰어다니면서

일을 도와 주셨다.

부면장인 동해형님을 귀찮게 찾아가 나를 취직시켜주시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셨던가?

그러한 과거의 헌신을 잘 아는내가 이렇게 무성의하게 있으니 얼마나 서운할까?

나의 무관심과 무성의라고 밖에 다른 변명이 없다.

맘만 바쁠뿐인데.....

 

 

 

 

 

 

 

 

 

 

ㅏ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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