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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썰렁한 모임

낮 12시 제기동서 <시교우회>모임을 가졌다.

지방에서 낙시한다고 못오는 송휴와 지금 지방에서 머물고 있단 강성호.

늘 모임을 하면 지방 출타니 뭐니 하면서 나오지 않는 강 성호씨.

그래서 믿음이 안간다.

 

민 병갑과 권영학씨와 셋이서 소주 한잔씩 했다.

그 많던 회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_야 반갑네 정말 다들 잘있었어요?

항상 호탕한 웃음을 지음서 나타나던 함 종건씨도 고인이 되어 버렸다.

거동이 불편해 못 나오는 김 소의씨와, 고인으로 변해버린 기현씨 등등

그 사이에 떠난 사람도 둘이나 된다.

차차 더 줄겠지.

 

<고기 풍년>이란 간판.

참으로 장사란 이상한가 보다,.

여긴 한 사람당 일정액을 받고 무한리필을 하고 있어 얼마든지 고길 먹을수 있지만,요즘 배터지게 고길 먹는 사람있나?

나이가 많은 분들이 단골인가 보다

 

항상 즐겁게 살던 민 병갑씨도 부인의 암으로 시골로 가야 할지 모른단다.

방배동 집은 전세주고 시골로 갈거 같다지만, 가평쪽을 물색한가 보다.

괴롭지 멀쩡한 집을 세주고 시골로 묻혀야 하는게....

요양원에 함께 입주하고 싶단다.

그게 편한걸까?

부부가 늘 함께 살다가 희노애락후에 죽음을 맞음 좋은데 ....

 

자녀들 다 출타시키고 한참 부부가 여행등으로 생을 멋있게 살아야 할때

그 놈의 불청객이 그냥 둬야 말이지.

다 운명인걸 어쩌랴......

 

바쁘다 먼저 자릴 일어선 민 병갑.

편치 않겠지.

권영학씨와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기울였다,

과연 몇년후에도 이 사람들이 나올수 있을지...

언제까지나 나올수 있을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부름 가야 하는게 운명이니...

 

오늘 모임은 너무도 썰렁하고 재미가 없었다.

회원들이 줄어서 그런거겠지.

나오고 싶어도 못 나오는 사람들에 비함 우린 행복한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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