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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세월따라 사람도......

지난 토요일 수원형님의 칠순날엔,

준자부부가 초대되어 왔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어 자주 어울리고 자주 대화나누는 사이라 형님의

가장 가까운 인척.

 

함께 온 두기.

71살인가 보다.

날렵하고, 재기발랄하게 웃는 모습과 유모가 넘치는 기개는 다 어디로 가고

한 초라한 노인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연상이긴 하지만, 동생뻘 되는 준자 남편이라 하대하고 지낸다.

아무리 연상이라 해도 동생뻘되는 남편인데야 어쩔건가?

 

준자가 이 사람과 연애할때 그렇게 침이 마르게 자랑하던 현 남편

물론 멀쑥한 얼굴에 잘생긴 미남엔 틀림없엇지만 준자의 자랑과는 많은 차이를 느끼게 하는 그런 형이였지 그렇게 뛰어난 사람은 안 보였지.

내가 너무 눈이 높았었나?

 

두기는,

뭐니 해도 유모가 넘치어 주위사람을 웃기게 하는 재주는 타고 났지만

지난번 봤던 모습은 전혀아니었다.

심장약을 복용하면서 그런 증상이 나오곤 한단다

그게 약의 부작용인지는 가서 챙겨봐야지.

 

-말소리가 느리고, 보행이 느리고 , 어눌하고 재치나 유모가 없다.

매년 재사때 봐서 잘 아는데 이건 아니다.

 

이게 바로 노인으로 진입했단 애기란 것인가?

온갖 멋은 다 부리고 건강은 엄청 챙긴 사람이 왜 이 모양으로 변했는지..

앞날의 내 자화상을 보는거 같아침울했다.

 

71세의 연륜은 요즘 나이도 아니다.

노인축에 끼지도 못하는 나이가 아닌가?

 

범박리 고개의 남의 초라한 초가집에서 비니루 시장바구니를 만들어 팔던

두기 아버지.

그 쩌렁 쩌렁한 영감에겐 인정이라곤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냉혈한 노인였다.

욕심과 탐욕에 모든것을 건거 같은 사람.

어찌나 자식들을 들볶는지 듣기조차 민망한게 한두번이 아니었지.

 

인간성 좋은 두째 아들 승기.

두기 보담 인간미가 넘치는 승기라 더 친하게 지냈었지.

"죽이지 않을테니 걱정마.."

황해와 비슷한 용모에 말소리까지 닮아 놀리곤 했던 그 사람.

그도 삶의 번뇌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로 삶을 마감했었던 사람.

그 만의 내면의 번뇌를 누가 헤아려 줄것인가?

 

두기의 우울한 오늘의 모습에서 세월의 아픔을 보는거 같다.

세월따라 변하는건 자연의 이치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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