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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향우회

아침 운동나왔던 <엄>사장이 오늘 향우회 운동회가 있으니 나와서 식사나 하고

가란다.

_전 영남 향우회완 무관한데요 그래도 되나요?

_오늘은 영남인으로 생각하고 나옴 되요 지역이 중요한게 아니라 우리동네사람들

모임이니 편하게 나옴 되는거요.

영남지역 사람들 모임이지만 남편은 영남, 부인은 호남인 사람도 많아요

편가르기 아니고, 만남에 중요성을 두고서 매년 체육행사니 좋죠.

부산인 황 사장은 간다손쳐도 파주가 고향인 신 사장까지 가잖다.

허준 기념관 옆의 모 초등학교 교정.

황 사장 부인이 데려다 줘 셋이서 갔다.

 

좁아 보이는 초등학교 교정.

각동별 푯말앞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있다.

그 동의 인원이 100이 모이면 100만원의상금이 주어진단다.

그래서 엄사장도 그렇게 나오라 하는구나.

그 지역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야지 상금을 줌서 모이라고 하다니...

주체측의 고뇌는 알지만 이건 아닌거 같다.

 

오랫만에 초등학교 교정에 모였다.

마치 그 시절의 학생신분으로 모인거 같은 착각을 순간적으로 했지.

되돌아 갈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사회는,

그 지역의 아나운서 왕 종근이 하고 있었다.

구청장과 새누리당 강서을 지역 국회의원 김 성태 의원도 보이지만, 통합민주당

신 기남 의원은 보이지 않는다.

하긴 지역이 남원사람이 영남 향우회 오는게 더 이상하지.

야당인 강서구청장 노 현송은 선거법에 위반된다해서 단순하게 축하한다는

짧막한 말만 하고 내려온다.

늘 느끼는 거지만,

이런 행사장에 오면 축사니 격려사니 하는 인삿말이 너무도 길고 여러사람들이

해 운동장에서 짜증스럽게 듣고 있는건 견디기 힘들다.

감투 좋아하고, 남앞에서 인삿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생략하면 서운한가

보다.

너무 길어 우린 뒷편에 있는 의자로 돌아가 쉬었다.

낮엔 여름처럼 덥다.

 

그런 행사가 끝나자 모두들 자기지역의 모임장소로 모여 식사를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배가 부른후에 경기든 뭐든 하는거지.

떡, 부침, 나물, 김치, 돼지수육, 홍어 등등 반찬은 그런데로 많았지만

밥은 왜그리도 맛이 없이 지었는지...

중국쌀처럼 푸석푸석하여 입에 당기지 않았지만 먹엇다.

우릴 오란 엄 사장은 이것저것 대접하느라 바쁘다.

 

강서구에 사는 영남인들의 단합과 우정을 다지는 모임이 좋은 취지로 행해

지는 것이긴 하지만, 타도 사람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

단합된 힘으로 모여서 운동회 하는걸 아름답고 멋있는 행사라고 칭찬만 할진

모를일.

이런것들이 동서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으로 변질되는건 안된다.

그 지역의 사람들이 모여서 고향애기를 하고, 예전어린 시절의 추억을 더듬는

아름다운 행사라면 더욱 좋겠지.

 

오늘 영남향우회 갔지만,

그 행사와는 무관하게 우린 식사하곤 나오고 말았다.

왠지 시시한 운동회 보는거 같아 시간이 아깝단다.

_오늘 여가 오지 말고 개화산이나 갈걸 그랬어요.

신 사장의 넋두리에 공감을 했다.

"여기 우리들이 이방인들인 우리들이 왜왔지?"

서로들 웃으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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