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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첫 출발

세현이가 여수로 출발했다.

<호남석유 화학>이란 곳을 향해 거보를 딛는 날이라 의미있는 날이지.

녀석의 소원대로 대산 아닌 여수로 발령난것도 출발이 산뜻하다.

"저 이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할께요 아빠, 엄마도 건강챙겨

건강하세요"

"그래,

직장생활은 나 만의 생활 아닌 공동생활이라 늘 협조하고 봉사하는 자세로 상사의 눈밖에

나는 행동을 하면 주는거 없이 미운짓 하면 안돼 알았지?"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걱정마세요."

 

만 24세.

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마당에 당당히 유명회사에 들어간건 자랑스럽긴 하지만

2년간이란 시간을 기다림으로 보내야 하는 <계약직 직원>

불안한건 녀석도 마찬가지겠지.

"아빤, 내가 늘 어린아이같이 믿음이 안가나 봐요 이젠 걱정마세요 그리고 절 자랑도

하세요 멋있지 않아요 이 아들이...?

"뻔뻔한건 변함없구나 너만 취직한거 처럼 그렇게 설레바리 쳐대니..."

막상 집을 떠날려니 만감이 교차한건가?

엄마와 나의 손을 붙들고 한참을 놓을줄 모른다.

군대를 위한 2년간 집을 떠나곤 이젠 명실상부한 독립을 위한 직장이라 어찌 만감이

교차하지 않을건가?

 

까치산까지 가방을 들어다 주려했더니 한사코 말린다

"여자 친구랑 만나서 점심하고 터미널까지 바래다 준데요."

"그래? 이별이 아쉽겠지.하긴 서울하늘 아래 없으니 맘인들 왜 허전하지

않겠니? 애기나 잘 하고 도닥거려 줘라 내 며느리가 될지도 모르는데 ㅋㅋㅋ"

"맘은 착해요."

"사귈때 맘 착하지 않음 누가 만나니 그건 몰라."

 

 

순천에 있을땐 그래도 가끔 고향을 찾아서 든든했는데 갑자기 서울로 간다니 퍽이나 아쉬운표정

의 아버지 모습이 크로즈 업된다.

"이젠 서울가면 집엔 자주 못오겠구나 가까워서 좋더니..."

"서울이든 어디든 왜 자주 못와요 자주 올께요."

난 서울로 아버지 고향으로 이별하는 순간에 퍽이나 아쉬운 표정으로 쳐다보시던

그 모습앞에 왠지 불효를 저지른것만 같아 가슴이 얼얼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정반대 상황앞에 서 있는 내 모습.

세월앞에 어쩔수 없는 흐름이구나.

헌데 왜 난 담담할까?

저녁에 여수에 도착해 모텔에서 하루를 머문뒤 낼은 정식출근해서 사택배정받고 필요한

물건을 사야 하고 바쁘겠지.

사택엔 냉장고와 세탁기가 갖춰져 있어 그 나마 다행이다.

그래도 잡다한 살림도구가 있어 살건 많을거다.

먼저 발령난 학교 선배가 만나서 정보를 알려준다니 다행이지

한 직장에 동문의 선배가 있다는게 얼마나 버팀목인지 모른다.

 

그 철부지같던 놈이 어엿한 직장인으로 출근한다니 꿈만 같다.

세월은 이렇게 철부지 같은 놈도 속을 들게 하나 보다.

내눈엔 모든게 서툴고 믿음이 안가는데 나름대로 잘 하고 있다고 자랑이 대단한걸 보면

매사에 신중하고 소심한 나와 비교하면 대범하고 모든것을 긍정적으로 대쉬하는건

장점으로 작용한건지도 모른다 누가 봐도 능력있어 보이거든

"아빠, 저 그래도 수업중에 교수님에게 칭찬많이  들었어요."

"교수야 혼자만나며는 누구에게나 칭찬하지 뭐 너만 그런거야?"

"수업중에 공개적으로 칭찬을 듣는단것이 어디 쉬운줄 아세요?"

"그래 오죽이나 설레바리 쳤음 그랬을까?"

"아빠만 날 인정해주지 않지 나가면 다들 좋다고 그래요"

"그래 ?

뭔가 잘못보고 그런거겠지 너를 잘 알면 그러지 못할거야.난 너를 어려서 부터 너무도 잘알아서 아무리 좋게 봐도 후한 점수를 아직은 줄수 없어 앞으로 두고 봐야지."

"아빠만 날 그렇게 본다구요"

 

이젠 사회 초년생이라 모든게 두렵고 불안도 할거야.

허나, 그게 모든 사람들이 겪는 과정이고 흐름인걸 어쩔건가.

오늘밤 모텔에서 혼자 잠을 자면서 온갖 상념에 잡히면 녀석이 그래도 성장한거고

잠을 쿨쿨 잔다며는 아직도 멀었단 애긴데........

도착함 전화한다 했는데 아직도 가는 중인가?

녀석의 빈 자리가 왠지 넓어 보인다.

빈 자리는 표가 난나더니 그런가 보다.

이게 정이고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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