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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그 친구가 보고 싶다

겨울 날씨가 영하 8도면 추운거 아닌데 아침운동땐 너무 추웠다.

전엔 운동후 차도 한잔씩 했는데 요즘은 추워 그것도 생략하고 잡담만 나눈다.

그래도 만나서 대화나눈게 좋은지 오늘 같은 추위에도 모두 나온다. 

소통인거지.

그간  한 동네 살면서도 인사 조차 않고서 살았던게 모두들 마음을 닫은 탓.

지인일 뿐이지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세상에 진정한 친구란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시골의 y 중학교를 다녔다.

두 시간이나 가야 도달하는 먼 곳.

학교 앞은 늘 목포에서 올라오는 통통배가 다녔고, 영산강의 새우젓 강렬한 냄새가 교실까지 풍겨오던 곳이라 한폭의 그림였다.

수업중에 바로 옆으론 기적소리를 울리며 서울행 열차.

길게 이어진 기적소린 가슴을 부풀게 하는 꿈을 꾸게 하였고 서울에 대한 동경을

더 하게 하였다.

 

아름답고 푸른  영산강.

쉬는 시간엔 모두들 강변에 나와 잡담을 나누며 수업중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고 아픈 머리를 식히곤 했다.

문학도를 꿈꾸던 전 경식.

늘 공부는 뒷전이고 문학가가 되기위해 꿈이라던 그.

문학도를 꿈꾸는 놈이 왜 < 승방비곡><벌레 먹은 장미>을 권했는지....

그 수준을 알듯하지만 재밋던 놈이었다.

지금은 그 꿈을 접었을까.

 

잡답을 나누던 친구들과는 다르게 진지한 대화를 나눠었던 <신 00>

동급생이긴 해도 두 살이나 더 많아 늘 형처럼 대해준 그 친구를 잊을수 없다

글씨도 잘 쓰고 성적도 좋았고 늘 좋은 조언을 해 주던 그 친구.

졸업후 모두 털어버리고 서울행을 한 그가 왜 그리도 부러웠던지...

난 남고 그는 서울로 가고.....

허나 우리의 우정은 변치않고 서신교환으로  한참 동안이나 이어졌다.

서울을 스케취해 보내준 글들.

시골서 머물고 있는 난 왜 그리도 무능하고 꿈을 상실하고 살고 있는거 처럼 보였을까?

가슴이 멍멍해지고 늘 우울하기만 했다

모든 꿈을 접고서 현실에 안주하고 살아야만 하는 잔인함.

한 가닥 꿈을 꾸게한 매형은 매정하게도 서울서 학교 다니란 애긴 입밖에 뻥긋도

않했다.

부담인거지.

전에 주섬 주섬 기죽지 말게 해주던 말들은 허풍였나?

 

-영산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통통배와 하얀 등대

-힘찬 기적을 울리며 꿈을 싣고 달리던 열차.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단팟죽을 먹으러 다녔던 삼거리 단 팟죽집.

눈에 선한 그림들이지만 모두들 변했겠지.

 

오늘 같은 날,

소줏잔을 앞에 놓고 그 시절을 애기함서 대화 나누고 싶은 친구 신 00

어떻게 살아왔을까?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아직도 그는 내 진정한 친구라서 너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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