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왜? 미안합니까?

해마다 명절이면 찾아가는 <연호>형님.

그 식당으로 형수님과 오시라 했더니 혼자 오셨다.

낼 모래가 민족의 최대명절 <추석>

 

아담한 그 식당은 조용하고 넓어서 자주 갔던 곳이다.

20여분을 기다린 끝에 나타나신 형님.

-내가 자네 보기 정말 미안하네 

-형님? 세삼 스럽게 미안하긴요 왜 미안해요? 그런 말씀 마세요.

-아들 결혼이 지난 3월인데 내가 컴을 할줄 몰라 자네 만나서 주자 한것이 이렇게 

흘러 버렸어.

나이가 들어가니 모든게 이렇게 엉망이네 이해하소.

자네 불러 밥 한번 먹음서 애기했어야 했는데....그리되었네.

-형님, 신경쓰지 마세요 전 이미 잊어버렸는데 무슨 말씀을?

10만원 들어있는 봉투를 주신다.

적어서 미안하단 말과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도 덧 붙이신다.

 

포도 한 박스와 소정의 봉투를 준비하는건 해 마다 되풀이 되는 거라 드렸다.

-형님, 그건 신경쓰지 마시고, 건강하시기나 하세요 그리고 추석도 즐겁게 보내세요.

항상 형수님을 대동하고 오셨는데 왜 혼자 오셨을까?

아마도 추측건데 내게 주는 축의금이 늦어 미안해서 그랬나 보다.

 

세현결혼후, 당연히 축의금 명단에 올려있어야 할 이름이 없었다.

여수까지 오신단 것을 원거리니까 오시지 말라고 말리기 까지 했는데....

설마? 연세가 높으셔서 엉뚱한 곳으로 송금한건 아닌지?

-형님, 형님 성암이 없어 궁금해서요 혹시? 엉뚱한 곳으로 송금한건 아닌가요?

-아냐 내가 컴퓨터 할줄 몰라 자네 만나서 줄려고 그랬어 알고 있지

며칠후 밥한번 먹세.

-아? 전 실수해서 보내신줄 알고요 네네 알았습니다.

 

거의 50여년 간이나 긴 인연을 맺어온 친 형님 같은 분.

취업에서, 지방에서 서울로 이끌어 주셨고, 방을 구하지 못한 애타는 마음을 헤아리고

당신의 좁은 방에서 함께 기거했던 지 난날의 일들.

총각시절에 나의 배필까지 맞춰 주려고 당신의 친척을 소개까지 해 주셨지만...

그 인연은 맺지 못한 것으로 끝냈었다.

공직에서 퇴직했더라면 더 노후가 풍요로웠을 텐데 도중에 퇴직후 신앙생활에 빠진 

바람에 아직도 30여년된 연립주택에서 살고 계신걸 보면 좀 안되어 보인다.

<정치가>는 아무나 하는게 아닌데 왜 구의원을 3 번이나 하셨을까?

그 바람에 결국은 돈만 낭비하시곤 말았기에 현실이 더 힘들다.

아들들이 도와준 생활비로 생활하시지만, 그것도 한계가ㅣ 있는거라 여유롭진 못하신거같다.

 

추석지난후, 친 동생의 불치의 병으로 입원하고 있는 <형욱선생>

셋이서 한번 조우하고 식사라도 하자 했다.

오늘 몇번이나 전화를 했지만...
받질 않으신다. 힘들단 애기겠지.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4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