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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가족 사진

거실엔 가족사진은 크게 확대해 걸어놓아야 한다.

그게 정설처럼  지켜지는데, 우리 거실엔 어정쩡한 가족사진만 걸려있다.

어머니가 몸 다쳐 수원 형님댁에 오셨을때 찍은 사진.

어머니와 나, 세현이와 영란이만 있다.

반드시 있어야 할 위치에 와이프는 없다.

그날도 바쁘다는 핑게로 수원에 동행하지 못해 찍지 못했던거.

이건 정상적인 가족사진은 아니다.

 

-이번 네 결혼을 기념해 우리가족 사진 크게 확대해서 갖고와라.

-크기는 어느 정도요?

-보통 벽에 걸수 있는 사이즈로..

-그럼 가족은 우리 모두가 들어있어야죠?

-그래, 며느리도 가족이니 함께 포함되어야지.

우리가문에 시집왔으니 가족이지.

 

6월 20일경 서울올때 갖고올 가족사진.

늘 쳐다보는 어머니 사진을 바라보면 바로 엊그제 같은 모습.

지금이라도 시골집에 가면 빙그시 웃으시며 맞이할거 같다.

가신지 21년째인데 왜 그렇게도 가깝게만 느껴질까.

내가 이 세상 떠나도 애들이 그렇게 생각을 해줄까?

 

거실엔 풍경화만 걸어놓았던게 좋았는데...

나이가 들어가니 그럴까.

그런 풍경화 보다는 아담한 가족사진이 더 좋은거 같다.

2층엔, 영란이 3살때 사진이 걸려있으니 누가 딸로 보일까, 손녀로 보일테지.

한참 사진찍기 좋아해서 그렇게 찍어줬던 애들 사진.

그것도 그 시절에 그랬을뿐...

그 후론 없다.

가족이란 것이 결국은 남는게 사진밖에 더 있어야지.

<사진>속에서 하염없는 추억이나  그려보는것.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왠지 좀 허전할거 같다.

그것은 머언 지난날의 애기일뿐 현재는 없으니...

<부존재>란,

허전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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