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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권카씨도 ....

까치산서 자연스럽게 어울려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노래방도 다녔던 지난 날

그때 차를 매일하면서  대화하고 친했던 사람들.

그때, 두명의 줌마가 공교롭게도 <권>씨여서 우리들이 구별해 불렀던 이름.

-개를 좋아해 매일 개를 끌고 온 사람을 <개권>

-천주교 신자 세레명이 <권 카나리아>라서 <권카>라고 구별해서 불렀던 사람들.

 

그 당시 한 여인을 앤으로 사겼던 <ㅅ>

이별한뒤에 나와 같이 운동했던 <김발>이가 싫었던지 시비를 걸어 언쟁후

ㅅ 과 결별후 아직도 만나도 소 닭쳐다보듯 지내는 사이.

 

<개권>은 솔로로 있다가 ㄱ 씨와 이미 앤으로 굳어져 사귀는 사인데..

<권카>는 왠지 운동을 끊고 나오질 않았었는데....

그때 차 마시던 <성환>씨가 오늘 그런다.

-어제 권카가 발인였다는데 몰랐어요?

-아니 누가 알려줘야 알죠 아니 얼굴본지 1 년은 지난거 같은데?

불치의 병으로 아는 췌장암으로 저 세상 가셨다고 한다.

공포의 병 췌장암.

친구 오숙이와 이종 사촌동생 경재를 데려간 그 병.

췌장암이란 판정후, 완치 되었단 사람 듣지 못했다.

췌장암은, 진단이 곧 사형선고라고 한다.

그 만큼 완치가 어렵고, 발견도 어렵다고 하는 공포의 병.

 

화곡역 5분거리의 대지 80여평에 3층의 아담한 양옥집.

-권카씨?

나 같으면 이걸 헐고 5층 빌라지어 세주고, 꼭대기에서 넓게

지어 살면 좋을거 같은데, 어때요?

-그럴 생각은 하고 있는데 이걸 헐기가 좀 아까워서요.

그녀집에 한번 갔을때 , 둘러보곤 조언을 했었는데.....

병마가 앗아간 생.

그게 무슨 의미가 있으랴..

3층의 아담한 남향집으로 사실 헐고 새집으로  짓기가 좀 아쉬워 보이긴

했지만,시도조차 해보지 못하고 가셨으니..

독실한 카톨릭 신자라 좋은 곳으로 가셨으리라.

자존심 강하고 도도했지만 천성은 참 좋고 착했던 줌마 권카씨.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이고 무슨 의미있으랴...

명복이나 빌어주자.

-주의 품안에서 편히 쉬세요, 권카...

낯익은 얼굴들이 하나둘 사라졌단 소식을 들으면 왠지 허무하고 서글퍼 진다.

어차피 자연으로 가는건 정해진 순서이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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