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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청구동에서 재회

나도, 그 쪽도 오기 편한 장소가 <청구역>

정릉사는 처남내외를 거기서 12시 만났다.

구정도 다가오고, 그 동안 사위잃은 슬픔을 위로도 못해줘 미안해서 이런 일 저런 일로

해서 재회하자 했다.

-오늘, 점심 먹기로 했으니 같이가서 얼굴보고 애기도 하고 오자.

-당신 혼자 갔다와 지하철 오르내리기 힘들어.

단칼에 거절하는 와이프.

자기의 오빠내외와 식사를 하자는데도 못간단다.

 

오늘 새벽의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호주를 통쾌하게 이긴 한국축구.

이젠,7일날 바레인과의 4강전을 앞두고 있어 기대가 주목된다.

축구광 와이프가 자신의 친 오빠와 식사자린 왜 기피하는건지..

모든게 귀찮아 하는 성미라 그렇다.

<당뇨>가 평생을 발목을 잡는 지겨운 병.

완치 못한것도 모든게 와이프의 의지력 부족으로 밖에 애기할수 없다.

 

처남댁은 공교롭게도 와이프의 여고동창이지만...

별로 친밀하게 지낸거 같아 보이지 않는다.

세월이 흐르면 우정도 빛을 잃는것도 있지만 올캐란 위치가 편하게 지내지 못하게 한지도 

모른다.

동안 대장암에 폐암에, 또 녹내장 수술을 해서 눈도 나쁘단다.

몸도 한꺼번에 모든병마가 몰려와 이렇게 힘들게 한다.

그런 와중에 지난해 사위까지 갑자기 떠나버렸으니 이것도 운명인가.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쌍둥이 언니가 함께 산단다

그런땐 쌍둥이가 필요한거 같다.

 

3월26일날엔, 처남내외는 오지만....

막네와 처형식구는 못 올거란다.

건강이 허락해 주지 않으니 오고싶어도 못오는것.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쩔건가.

 

-총각김치와 나물류, 그리고 간편한 반찬 몇가지를 싸왔다.

와이프의 반찬솜씨를 아는지라 만나면 반찬을 건네주곤 한다.

-자주 만나야 겠어요 이렇게 반찬을 주시니....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 여기서 봅시다.

오기 편하니까...

-이건 제가 드릴게 없고 작은 성의를 갖고 왔어요 낼 모래가 설인데

뭐 필요한것 몇 가지 사시라구요 적지만 제 성의입니다

-왜 만날때 마다 이런 봉투를 주세요? 부담되어 받기 그래요

주지 말아요.

-아니 뭐 부담느낄 정도의 것은 아니니까 갖지 마세요

그래도 우리사정이 더 낫잖아요? 전혀 그런맘 갖지 마세요

-잘 쓸게요

 

머리가 영낙없는 장인의 대머리를 닮은 처남.

허리가 굽은 것도 어쩌면 돌아가신 장인을 닮았을까?

나이가 들어가니 점점 닮아간다.

나도 누가 보면 아버지를 닮았다고 하려나...

어쩔수없는 핏속을 흐르는 dna

대가 이어져도 도도히 흐르는 유전자는 이어져간다.

흐르는 세월만 안타깝기만 하다,

가는 청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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