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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세월을 이길순 없지만...

-자네 <민>이 소식아는가?

요즈음 카톡도 안되고 전화도 안돼?

-그 친구 좀 심각해 간암인가봐..

지난번 동창회 안나와서 그후에 알았어.

그 친구 술이  문제야 너무 벼락같이 마셔

그 술이 발병원인인거 같아 모르긴 몰라도...

그와 가까운 <기춘>에게 전화했었다.

 

초딩친구 <민>

차분하고 동갑이지만 늘 어른스럽던 행동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었고

<만화>가 귀하던 시절에 그 책을 빌려줘 읽곤했던 유일한 친구.

-김 종래의 < 엄마 찾아 삼만리.>

-박 기당의   <고양이전><파고다의 비밀.><만리종>

쌍벽을 이루던  두 인기만화가의 책을 늘 빌려줬던 친구였다.

늘 교과서든 만화든 비료포장지로 겉장을 싸서 귀중하게 여겼고

아낀 책이지만, 나에겐 아낌없이 빌려줘서 고마웠던 절친.

만화책이 얼마나 귀하던 시절인지 모른다.

 

그래? 그땐 그랬지? 자넨 그래도 머리가 좋아 좋은 학교 진학했지만...

하곤 지난 날의 추억을 되새김 하면서 즐거웠던 친구가 아프다니...

얼마나 아팠으면 전화가 안될까?

<간암>은 왜 발병했을까?

술 때문일까?

 

-자네 고향 오거든 막걸리 한잔 하면서 지난날 애기함서 놀자고..

그냥 가지 말고 꼭 연락해야해.

-그럼 그럼...

그렇게 약속했던 그가 아프다니....

누구나 세월을 비껴갈순 없지만, 건강할줄 알았던 그 사람도 결국 병마에 쓰러지나?

전화가 안되니 더욱 궁금하고 불편하지만,, ,오죽했으면 전화를 못 받을까..

주변의 친구들 지인들이 하나 둘 멀어져 간단 사실이 왜 이리도 아플까?

<향><숙><재>들이 내 곁을 사라져 갔다.

 

11월엔 고향 찾아 그 친구와 막걸리 한잔 하면서 지난 날들의 회포를 풀려했는데..

위문이라도 가 봐야 하나 지금?

마음이 무겁고 우울하기만 하다.

작년 이 즈음,

-난 내년 3월에 돌아올거야 그때 까지 많은 추억 만들어 놔 그때 보자.

멀리 홍천으로  쉬러 간다던 그 친구 <재열>

불귀의 객이 되고 말지 않았던가?

가까운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중이면서 끝끝내 자신의 병든 몸을 보여주기 싫었던

자존심 강했던 그 친구..

허무함 뿐이었다.

<자존심>이 뭔데...가면 끝인것을...

-난 잘 쉬었다가 자넨 천천히 오게 .

이런 인삿말 두고 갈순 없었을까?

나도 그런 처지라면 그랬을까?

답을 못하겠다, 상황이 그렇게 되면 그랬을 테니...

 

<민>의 빠른 쾌유를 빌어나 보자.

우선 그 보다 내가 더 필요한 존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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