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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가을날의 오후

-지금 뭐해? 날씨 죽여주게 좋은데 개화산 갈까?

-아 그럽시다 2시경?

방화동의 <영훈>씨에게 전화해 함께 개화산 갔다.

사진찍는 취미가 거의 프로수준까지 발전해 각종대회에서 상도 타는 수준급의

그 친구.

사진땜에  정년도 앞당겨 나온 사람이다.

이산 저산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족부근막염>이란 병에 결려 치료받는단다

불편한 신발을 신고 무리하게 걸으면 생기는 병이란다.


오래전에,

함께 근무했던 인연으로 아직도 좋은인간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동료를 희생시키고 승진하려고 하는 영악스러운 현실에 늘 개탄했던 사람.

충청도 출신이면서도 늘 변방으로 돌아 승진에선 뒤로 물러난 사람으로 비주류에 속해 빛을 보지 못했던 과거공직생활.

그런 생활에 환멸을 느껴 정년조차도 앞당겨 나온 사람.


이곳 저곳으로 다님서 좋은경치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꿈을 키우는 사람.

순수한 마음이 좋아 가끔 만나곤한다.


개화산은 너무도 좋았다.

맑고 청명해 멀리 김포공항이 눈앞에 보인다.

한참 황금물결 넘실대야 하는 풍경은 사라지고,거무티티한 고층빌딩이 자리잡은

마곡지구도 머잖아 빌딩숲으로 변모하게 될것이다.

나날이 변하는 모습들.

고즈넉히 예전의 모습을 간직한 개화산은 너무도 평화롭다.

-어때 잘왔지?

이런 날 집에 있는건 자신에 대한 배신이야.

-그래 그래...


2시간동안을 편안하게 도란거림서 한바퀴를 돌아오니 시간가는줄 모르겠다.

<한>씨도 시간되면 만나잖다.

복지사업(?)을 하는지 모른다.

어린이 집등을 운영하고 싶다고 했던 지난날의 그녀.

만나면 알겠지.


다음기회엔 <원진희>랑 조우하여 등산하잖다.

시간이 흐를수록 예전의 친구가 좋은가 보다.

일종의 향수같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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