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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가을산이 거기 있는데...

-이 좋은 날에, 개화산에 갈거냐?

-언제? 

-아침운동 했는데 또 다시 개화산 가서 운동후 식사하면 밥맛 죽이던데?

아침운동하고 와서 피곤하니 쉬었다가 가요.

-그럼 오늘 오후 3시 어때요?

-오케

 

사실은, 윤 국장님과 관악산 가고 싶었지만 1주일 내내 스케줄로 꽉찬 일정을 내가

비집고 들어가기엔 사전전화가 필요하기에 담으로 미루기로 했다.

그 연령대의 노 익장 윤 국장님.

나도 저 나이대가 되어도 산을 오를수 있을까? 회의가 든다.

-담주 주중에 한번 동행하자.

그런 전화를 어제 했기에 담주로 미루기로 했다.

 

까치산에서 대화나눈 지인과 3시 동행하자 했다.

이 해맑은 가을 날엔 산에 오르는 것이 안성맞춤이라 어제 이어 오늘도 가자고했다.

저 익어가는 가을 산이 자꾸 손짓을 하는데 어떻게 외면할거냐?

산에 오르는 것 만으로도 향기로운 바람이 코에 스치는 것 만으로도 갈만한 이유가 

있다.

 

-오늘 스케줄은 ?

-천관산을 오랫만에 오르려고 해.

요즘  핫 플레이스가 되고 있는 노밸상 받은 한강의 아버지 고향이다.

한강작가는 광주에서 낳았지만,  장흥이 아버지 고향이라 방학이면 자주 놀러와서 친근한 시골인거 같다.

내가 고향을 애들데리고 고향을 자주 찾아 나주가 친근한 우리애들의 마음과 같다.

 

-거기 그런 산이 있었어?

-그럼 장흥의 명산인데 ...정상이 735 미터던가? 그 정도로 가팔라서 잘 가진 않지만 오늘은 와이프가 도시락매고 가자고 해서 가는거야.

자신은 처갓집에서 혼자서 낭만을 즐기면 살지만, 정작 와이프는 서울의 아파트에서 따로  떨어져 살며 가끔 만나는 부인 <휴>씨.

해발 735 미터라면 관악산 보담은 조금 더 높은거 같다.

높다는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오르는 산행길이 가팔라서 더 힘들단 것이 문제.

관악산도 <연주암>쪽으로만 오르지 않는다면 그렇게 가파른 길이 아니지만,

거긴 숨을 헉헉 거림서 올라야만 한다.

힘든후에 정상에 올랐을때의 그 상쾌함과 정복감.

뭐라고 할수 없는 희열때문에 산에 오르는 것 아닌가.

-아니 휴씨, 와이프 서울로 못 돌아가게 그 비단옷을 감춰버려? 그럼 날지 못하니

서울로 못 갈거 아냐? 이번에 아주 붙들어 놔 옆에서 같이 살면 좋잖아?

-외고집으로 날 외려 설득하려고 하는데 듣나?

-하긴 와이프 고집을 누가 꺾겠어?

10여년전만 해도 매주 토 일요일은 어김없이 올랐던 관악산 등산.

호흡을 맞춰 동행하던 파트너가 이사가는 바람에 시들해진 등산.

역시, 

등산은 누군가와 가는냐가 퍽 중요한  포인트

호흡이 맞으면 대화가 즐겁고, 힘들지 않고 등산후에 밥맛도 죽인다.

지금은, 음주를 끊었지만...

-야 이맛이야 쥑인다.

서로 막걸리 잔을 부딫치면서 외친 두 사람의 그 말.

그 순간에 힘들게 했던 산행의 힘든과정은 사라져 버렸는데...

 

-오늘 일정없으면 나와 산행하자구..

신정동 사는 ㅊ 의 전화가 와서 담으로 미루자 했다.

그와의 산행? 별로다.

ㅊ 도 자신의 주장만 내세워 대화가 안되곤 하기에 별로 가깝게 친하게 지내고픈

맘이 없다.

<소통의 즐거움>이 없는건 좋은 친구가 아니다.

 

담주는 윤 국장과 한잔의 막걸리마심서 그런 외침을 해야겠다.

우리의 돈독한 우정을 위해...

-쥑인다 이맛 야....

 

산행후 막걸리는 마시지 않았지만 저녁밥맛은 좋았다.

그 간의 밀린 대화를 나눈것도 의미가 있어 좋았지.

역시, 좋은 친구는 소통이 젤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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