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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외로움이 깊은거야.

상암동 사는 ㅎ의 전화다.

자신도 모르게 찾아온 <루게릭병>

점차 활동조차도 버거워 자연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단다.

-서서히 죽음으로 인도하는 병인가?

차차 기능을 쇠퇴시켜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

 

요즘 자주 전화가 온다.

가까운 사람중에서 그래도 대화나누고픈 상댄거지.

바쁜 사람이 누가 긴 대화를 받아줄건가.

 

그를 이해하면서도 가끔은 지루할때가 있다.

그야 ,

대화상대가  없어서 그런거다 이해를 하지만...

긴 시간을 지나간 애기로 때우니 어떤땐 조금은 짜증이 난다.

기본이 30분이고, 1시간도 2시간도 좋은 그와의 긴 통화.

새로울거 없는 그 내용이 그 내용이고  흘러간 스토리의 반복이라...

-나 조금 바빠서 담에 하자.

-누가 찾아왔나봐...

-여긴,

전화 할 상황이 아니니까 다음에 하자..

하곤 몇번이나 이런 저런 이유로 끊지만.....

지속적으로 보낸다.

 

깔끔하고 메너넘치던 엊그제의 그.

우람하고, 건강미 넘쳐보여 부럽기 까지하던 매력남 그.

-왜 내가 이렇게 되었는지 가끔 밤에 깨어나 울화통이 치밀곤 해.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병에 걸렸는지......??

그래서 와이프와도 자주 언쟁을 높이곤해.

이게 다 이 병을 얻은후 부터야....

마누란 잘못이 없는데 말야.

 

이해가 된다.

아프면 모든것이 귀찮고 의욕도 없어지는건 당연한 심리.

아픔 자체가 마누라 탓인양 화풀이도 하는것도..........

-너무 초조하게 생각하지 마.

자넨 신경을 너무 예민하게 갖는거 같아.

뭐 그 병이 무슨 마누라 탓이야 왜 마누라에게 화풀이하곤 그래?

그렇게 타일렀지만,

나도 그런 상황이면 장담을 할수 없다.

더 했음 더 했지....

 

자신이 아프니까 주변의 여자들도 곁을 떠난단 애기.

그 비정한 현실이 아픈가 보다.

당연한 애기 아닌가?

-그걸 고깝게 생각하지 마.

누가 아픈 사람과 사귈려는 사람이 있어?

입장 바꿔보면 이해할거야.

-그래도 그래.

한 두해 사귄것도 아니고 십여년간을 대화해온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매정하게

떠날수 있어?

난, 그렇게 못할거 같애.

내가 사람을 잘못 사귄거 같아.

-냉정한 현실을 인정해, 그게 편해.

끈끈한 우정도 아니고, 서로가 필요해서 만났고 사귀어 온거 아냐?

상대가 만날 상황이 아님 떠나는게 사실이야.

그렇다고 죽을때까지 항상 곁에 있어주겠다고 맹서한것도 아닐테고...

-말은 그렇게 했었지.

-여자는 갈대와 같다는 말.

그게 그냥 나온 소리가 아냐.

 

아픈 현실에 몸 담고 있음서도 이걸 부정하고 픈 심정.

자신은 그대로 있는데 떠나는 주변인심이 야속한 심정.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심정.

때론 울분을 치밀어 오를거다.

엊그제의 정상적인 삶이 생각되어서....

-내 현실이 왜 이렇게 되었는가?

 

-그러니까 어서 빨리 회복되어 건강을 되찾아

그게 복수하는 길이야.

힘들고 하기 싫어도 절대로 운동을 포기말고 이를 악물고 해봐.

세상에 안되는 것이 어디있어.

요즘 추워 며칠을 운동을 못했더니 더 처지곤 한단다.

 

하루내,

면벽생활.

어느누구와 맘 터놓고 애기나눌수 조차 없는 현실.

나와의 1시간의 대화 시간은 어쩜 ㅎ 에겐 더 없는 즐거움을 같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응대해 주는 것 만으로 그에겐 마음의 위안을 준다면 대화하자.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처럼 외로움이 더 큰게 어디 있을가.

외로움이 깊은 거야.

 

내 건강도 자신을 못하는 현실.

-누가 자신의 건강은 탄탄대로를 달릴거라고 장담한단 말인가?

병든 몸에 외로움까지 덮친그에게 더 살뜰하게 다가서야 겠다.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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