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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日目

너도 생각나니?

벌써 가을이 오고 낼은 한가위 날이구나.

관악산 입구에 연분홍 진달래가 만개되어 희망에 벅찬 발거름으로 오르던 길이

머 잖아 갈색잎들이 가을의 깊어감을 말해 주겠지.

그리고 그 길에 하얀눈꽃이 필거고.....

이렇게 삶은 자연의 섭리따라 변해가고 또 가고 오는것을....

또 다시 우린 인생의 허무를 잠간 생각을 하겠지?

 

섭아,

잘 지내고 있겠지?

늘 메아리 없이 혼자서 오늘도 중얼거림서 널 그린단다.

널 잊기엔 너무도 아름다웠던 그 시절의 추억을 차마 지울수 없어.

어쩌면 우리가 그렇게 놀던때가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때가 아니었을까?

되돌릴수 없는 그 시절이..........

 

섭아,

우리 너무 적조했지?

그간의 세월들이 너무도 야속하고 너무도 무정한거 같지만 그게 현실인걸 어쩌냐..

담담히 받아들이자.

 

섭아,

너 생각나니?

둘중에 누가 했는지 모르지만 어른되어서도 변치 말자고 했던말.

헌데 그런 약속은 어디로 간걸까?

 

우린 너무도 좋아한 단짝이라 둘중에 한 사람이라도 안 보이면 모두들 의아해 했던

날들였지.

네가 없으면 너를 찾았고, 내가 없으면 나를 찾곤 했던 그 시절.

그런 끈끈한 우정이 왜 이렇게 속절없이 퇴색되어 간거냐..

진정 아쉽고 슬프다.

네가 왜 숨어버려야 했는지?

네가 왜 그렇게 오랫동안 침묵으로   견뎌야 했는지?

너에게 어떤 말못할 사연이 있어서 그렇게 숨어 버려야 했는지?

가장 가까운 친구란 내가 모르고 있으니 내가 야속하지?

모두들 네 안부를  물어

그건 너무도 당연하지

너완 끊을래야 끊을수 없는 그런 우정였고 늘 함께 했으니까.

 

여름이면,

너의 작은 방에서 공부를 같이하면서 즐겁게 놀던 시절

그렇게 공부하고 있음 너의 어머닌 항상 싱싱한 과일을 갖다 주었지.

네 집은 위치가 높아 여름에도 쉬원해서 늘 공부를 같이했었지.

그래도 공부를 함서도 늘 너와 함께 열띤 토론을 하는걸 흐믓하게 바라보시던

너의 어머니.

어릴적 추억은 너의 어머니 뿐..

아버진 늘 밖으로만 도셨으니 볼수조차 없었지.

너의 아버지가 외도로 델고 온 너의 이복동생 옥연.

너무 이쁘고 노랠 잘 불러 음악시간에 선생님의 풍금옆에서 노랠 부르던 모습이

눈에 생생하구나.

그 이쁜 너의 동생도 이젠 중년의 여인으로 변했겠지.

너의 아버지의 외도조차도 감싸주시면서 후처의 자녀까지 건사하면서 집안을 위해

헌신하시던 너의 어머니.

너의 어머닌 정말 헌신적인 한국의 어머니 상이였지.

인고의 세월을 말없이 견디며 묵묵히 살아오신 한국의 어머니.

그랬던 너의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지?

네가 성공한걸 보지도 못하시고 가셨을때 정말로 슬프더라

그래서 너의 어머니 가시는 마지막 길을 내가 함께 했었지

구슬픈 상여꾼의 노랫소리에  맞춰 꽃상여를 매고서 장지까지 갔었지.

그게 첨으로 내가 상여를 매본 첨 경험였어.

그래야 네 우정에 대한 보답인걸 확신했고.......

젊어서 돌아가신 너의 어머니.

참 한이 많으셨지.

너의 아버지가 늘 밖으로만 맴 돌아도 불평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시부모를 모시면서

억척스럽게 일을 하시던 너의 어머니..

생각하면 불쌍하셨어.

 

섭아,

네가 좋아했던 <숙>이.

물론 내 친구이기도 한 그녀지만 지금도 만나면 너의 소식을 묻곤 한단다.

까맣게 오래전의 일이지만 그래도 연분홍 가슴을 적셨던가 보다,

너희들이 진정한 사랑을 한건지 모르지만 결국은 이뤄지지 않았으니 안타까운거지.

젊어서 한때의 열정뿐였을까?

그때의 사랑은 과연 진지했을까?

 

내가 네 곁을 떠나 신앙촌에 입촌했을때.,....

네가 그곳까지 찾아온 사실,

-네가 없으니 너무도 허무하고 허전하더라.

그랬던 너.

농촌에서 있어선 어떤 비전도 가질수 없을거란 확신은 결국은 네 곁을 떠나게

했고 그때의 떠난 고향이 영영  베가본드로 살게 하였지.

허지만, 그 후로도 우린 변함없은 우정을 간직하고 지냈었는데........

제대하고 난  뒤에 넌 사라졌어.

네가 살던 집은 완전히 페허가 되고 모든것을 정리하고 광주로 떠났단 사실만 들었을 뿐..

그 이상 어떤 것도 알수 없었지.

-그래도 머 잖아 연락은 오겠지?

 

그게 끝이었어.

고향을 떠난 뒤로 모든것을 다 불살라 버린거야?

추억조차도 다 그렇게..........

 

섭아,

난 잊을수 없어.

차마 어떻게 우리의 추억을 그렇게 잊을수 있어?

코흘리던 초등학교 시절부터 쌓아온 우리의 우정.

눈을 감으면 주마등 처럼 스쳐가는 우리만의 추억.

-잔잔한 수면위로 가끔 고기잡는 내가 호수위를 미끌어가고...

하두 맑아서 푸른빛이 감도는 저수지.

석양이 되면 온 동네 애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애기의 꽃을 피우던 그 제방둑.

너와 난 이마를 맞대고 청운의 꿈을 꿈꾸곤했었지.

저 멀리 솟다리에서 불어오는 쉬원한 바람은 너무도 좋았고........

여름이면 발로 문질러 크나큰 칼 조개를 한 바구니가 잡았던 거기.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번쩍 번쩍 비닐을 뽑내며 문행기 아래로 내려오는 붕어를

잡는 그 장관을 어찌 잊을거냐...

 

겨울이면 민복이 방에서 넷이서 둥그럽게 둘러앉아 노래도 부르고

손수건 돌리기도 하면서 긴긴 겨울 밤이 깊은줄 모르게 목청껏 놀던 기억.

어떤땐 겨울밤을 온통 지새면서 놀았던 우리들의 기억들.

-고향에 찾아와도 그립던 고향은 아니뎌뇨...

네 18번이지?

놀다 지치면 뜨끈한 고구마를 쪄서 먹음서 깔깔대던 그 시절의 우리의 추억.

그 소중하고 간직하고 픈 그런 추억을 넌 잊을수 있어?

그렇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그 후로도 가져본적 있어?

 

섭아,

보고 싶다.

그리고 그때 처럼 그렇게 긴긴밤을 온통 지새고 싶다.

해도 해도 애기가 끝이 없을거 같은 그 간의 우리들의 애기.

네가 어디에 살든 꼭 만나자

우린 만나야 해.

나는 예전의 그대로 인데 넌 어쩌니?

너도 내가 생각나니?

그리고 우리의 추억도?

보고 싶다

사랑하는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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