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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옥이가 엊그제 농약을 먹고 죽었어요.
동생의 전화다.
나 보담 두살이 더 많은 수옥이.
가깝게 지낸 사이는 아니라도 어렸을적엔 한 동네 친구라 어울리곤 했는데...
그가 죽었단다.
자살.
홀어머니와 다투다 화가 나서 농약을 먹고 죽었다니?
세상에 어떻게 그럴수 있단 말인가?
그의 어머니는 어렸을적에도 좀 모자란듯한 여자.
평소에 잘 알고 있었을 텐데 세삼스럽게 죽기까지 하다니...
농약을 먹곤 병원에서 위 세척등 햇지만 너무 마신탓에 며칠간 고통을 받다가
결국은 세상을 떠났단다.
-왜 삶을 그렇게 가볍게 생각했을까?
아무리 그렇기로 서니 어머니와 다투다가 죽기까지 하다니....??
뭔가 잘못된거 같다.
수옥인 가난한 탓에 초등학교만 졸업하곤 졸곧 시골에서 농사만 짓고 사는
순박한 친구였다.
성격도 온순하고 오직 땅밖에 모르고 살았던 그.
그리고 착하고 부지런한 와이프 덕에 그 또한 평범한 가운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줄 알았는데..........
불쌍타...
고향의 친구들이 때론 직장의 동료들이 상사들이 하나둘 세상을 뜬단 소식은
슬프고 무상한 삶을 생각케 한다.
결코 길기도 않은 세상을 살기위해 그렇게도 발버둥 침서 살아야 하는건지..
<돈>에 연연해서 자신의 생활은 사람다운 삶을 살아보지도 못하고 가고 마는
우리들
주변에 너무도 많다.
자신이 떠나면 세상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데도 자식을 위해 자신은 희생하면서
악착스럽게 돈을 모을려고 하는 부모
과연 그런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부모의 맘을 자식은 얼마나 헤아릴까...
와이프가 자신의 몸은 아픔서도 영란이와 세현이 앞으로 보험을 다 들어놓은걸
보면 자신이 아닌 남은 자식을 위한 것 뿐..
그냥 희생만 하다가 가야 하는가 부모는....??
어제 까치산에서 운동하다가 마침 산책나온 젊은 수녀와 잠간 애기했다,
너무도 순수한 얼굴이라 수녀아니라 해도 수녀처럼 보이는 그런 형의
여자였다.
35세라고 하는데 어찌나 애띄어 보이는지 20 대 초반으로 보인다
이 세상의 모든 고통과 번민을 모두 초월해서 그런걸까..
-처음 수녀가 된다고 했을때 부모님의 반대?
-아뇨, 가족이 모두 천주교 신자라 그런거 없었어요
-그래도 내색은 않해도 맘은 그런게 아니었을거 같은데...
정작 본인은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얼마나 고뇌를 했었어요
갈등이 많았죠?
-첨엔 그랬어요.
허지만 지금은 그런거 없죠
벌써 이 생활 11년짼데.........
일부러 이스라엘을 지원해서 거기서 산단다
잠간 고국에 다니러 왔으며 곧 떠난단다
늘 팔레스타인과의 긴장속에 정정이 불안한 나라 이스라엘.
그런곳으로 지원해서 활동하고 있다니 대단한 수녀다.
<수녀>란 직업은 아무나 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대단한 용기와 인내가 갖춰야
하는 고단한 직업인데 대단한 사람이다.
저렇게 갸날프고 애띄어 보이는 소녀같은 여자가 대담한 결단을 내리고 고독과
함께 싸우며 그런 성스런 일을 할수 있단것이 대견스레 보인다.
-난,
내 딸이 어느날 수녀가 된다고 하면 반대할거 같아요
그런 생활이 평범한 사람의 눈에는 질곡의 삶을 스스로 찾아가는 생활같아 보여
결코 좋아보이진 않을거 같아요
-대부분의 부모님은 같을 겁니다.
자신의 자식이 평범한 생활을 떠나 이런 삶을 산다면 어느부모가 쾌히 승낙할수
있을까요..
성직자로써 산다는 것
착하고 은혜로운 삶을 누리다가 좋은 세상을 살수 있으니 이 또한 보람찬 삶일수
있을거야.
사람마다의 가치관은 다르겠지만..........
평범하고 착하게 살다가 결국은 자기의 의지로 스스로 생을 끊는 자살.
어떤 이유로도 자살은 정당화 될수 없고 인륜에도 반한 행위다.
<개똥밭에 뒹굴어도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한번 태어나서 남들이 살다간 그런 삶은 살다가 가야 하지 않겟는가..
이유야 어떻든 이젠 고인이 되어 버린 <수옥>이..
늘 허름한 차림에 수수하게 웃던 모습이 불쌍타.
명복을 빈다.
-생은 이렇게도 짧은데, 왜 모두들 안달을 하면서 사는건가?
풀리지 않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