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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모이면 군대애기가 늘 화제.
하긴,
그 간의 생활에서 군대란 가장 남자답게 만들어 주는 그런 세월이니까
어찌 잊어질수 있을건가?
어쩌다 방위출신이면 침묵을 지킨다.
그들은, 군대애길 할려고 해도 할 추억이 별로 없을테니까...
유은재 회장.
애기 하다 보니 같은 부대였다.
11사단이란 명칭 보담 <화랑 부대>란 명칭이 더 맘에 들었던 부대.
-화랑!!
그게 바로 경레시 복창하는 소리였다.
늘 오후 4시면 사단 연병장으로 하기식에 참석할때 사단장인
<이 세규> 장군.
검은 안경을 낀 모습이며 늠름한 체구에 훤출한 키가 내가 봐도
정말 멋져 보였던 우리의 사단장였다.
군복에 빛나는 별하나.
그리고 위에 걸친 야전잠바, 뒷짐지고 나와서 손에 쥔 작은 지휘봉
대한의 군인이라면 그런 모습은 바로 꿈(?)이 아닐까?
일등병 시절에 바라봤던 그 멋있던 사단장 이 세규 장군.
11사단에서 육본인사참모부로 가셨던 그 분
그리곤 제대를 받았었지.
군대시절 내내 아니 제대후에도 가장 멋드러보였던 그 사단장 이 세규장군
그 분을 엉뚱한 서울구치소에서 재회할줄이야..
상상도 할수 없었다.
능히 승승장구하여 육참총장까지 승진한줄 알았는데.........
어쩌다 서울구치소에 민간인 신분으로 수의걸친 모습이란 말인지..??
서슬퍼런 박통시절.
밉게 보였던지 제대한뒤에 그 시절의 야당인사로 국회의원에 출마했단다
전도 양양해 보였던 사람이 공화당, 아닌 신민당으로 나왔으니 얼마나 밉게
보였을까?
멋있게 보였던 건 추억였고 그 당시에 본 모습은 너무도 초췌하게 일그러진
볼품없는 민간인 뿐....
안타까웠다.
-그러지 말고 박통 말 잘 듣고 그 길로 나가지 무슨 뱃장으로 신민당으로 나온담??
이미 고문의 후유증으로 걸음조차 불편해 보였었다.
유회장과 이런 저런 애길 나눴다.
홍천과 그리고 523 탄약중대 등등...
-두둑한 뱃장과 야망을 심어준 군대.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군대.
-내 인생의 전기를 마련해 준 군대.
-병마와 싸움서 삶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본 군대.
-건강이야 말로 삶의 존재이유란 것으로 비쳐진 군대.
-아무런 배경도 없음서도 가장멋지게 군생활을 할수 있었던 행운을 준 군대.
-인정 따스한 복순엄마와의 추억과 울타릴 넘나들며 먹던 그 꿀맛같던 라면
-병참부에서 야근할때 빵공장에서 들리던 나훈아의 <임 그리워>의 애절한 노래.
-밀면 자빠질거 같았던 조 은구 소위와 인간미 넘치던 우리들의 우정.
-자신의 나약한 모습처럼 늘 배호의 노랠 즐겨 부르던 조 소위.
-그 추운 겨울날에 대관령에 파견나갔을때 술 사오지 않는다고 고래 고래 소릴
질렀던 이 재천 소위와 나중에 만났을때 맞았던 기억들.
다 군대아니면 체험할수 없었던 소중한 추억들이다.
-아니 세상 참 좁군요
어떻게 저와 같은 부대 출신이란걸 상상했겠어요?
-정말로 인연이 깊네요
서울 구치소에 수감된 나와 관리였던 김형과..ㅋㅋㅋ....
한 시절의 추억을 함께 공유할수 있단 것 만으로도 얼마나 우린 즐거운가?
한개의 소재를 놓고 박장대소 할수 있단 것 만으로...........
<백고개> 넘어서 홍천문화극장으로 영화 보러 다니던 시절이 그립다.
백고개 아래는 아직도 홍천강이 유유히 흐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