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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삶, 그리고 죽음

-재남 삼촌이 아침 6시에 돌아가셨단다

수원형님으로 부터 들려온 비보.

참 삶이란 이렇게 허무하구나..

 

-몸이 컨디션이 조금만 좋아지면 일도 하겠는데...?

-시간이 흐르면 좋아지겠죠.

너무 걱정마세요, 좋아질겁니다.

그런 말 조차도 얼마나 무책임한 말이란걸 알면서도 어쩔수 없이

그런말로 위로를 해 줬는데.......

-글쎄, 그래야 할텐데..??

작년 겨울에 위문갔을때 자신이 < 페암 3 기>의 사형선고 받은 병이란

사실조차 모른체 컨디션 좋아지기만을 고대하던 재남삼촌.

차마 암이란 사실을 본인에게 전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울어야 했던

외숙모와 가족들.

얼마나 아팠을까?

말을 못하고 그져 바라만 봤어야 했을 시간들.

항암 치료를 받는 탓에 머리가 빠져 챙이 없는 모자를 눌러쓰고 있던

재남 삼촌.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가게 되어있는 것을.......

 

어제,

재운삼촌과 통화했었다.

-아니, 재남 삼촌은 요즘 좀 어때요?

차도가 좀 있나요?

-비쩍 말라서 먹는것도 못 먹고 그래.

그런 고통 받느니 빨리 죽는것이 더 나은데...

-그렇죠.

그런 견딜수 없는 고통을 받느니 차라리 편안히 가시는게 낫죠.

그런 통화한게 바로 어젠데, 가시다니.............

 

한 동네서 살았지만 삼촌과 조카란 엄격한 차이가 있어 겨우 1살차이지만

함께 놀지는 못했던 사이.

글고 별로 말이 없는 성격이라 친해질수 없는 사람였다.

 

삶과 죽음.

그건 엄청난 차이이긴 하지만 죽음에 이르는 길은 퍽도 가까운거 같다.

죽음은 남의 일이아닌 바로 자신의 일이고 늘 곁에 있다는 사실.

가야만 한단 사실.

서울대 병원에 입원했던 명래.

갈때 마다 영안실 앞을 지나서 갔었지.

그곳을 갈때면 항상 마음이 좀 우울했다.

늘 들리는 유족의 통곡소리.

영원한 이별이 슬퍼 떠나 보내는 사람이 아쉬워 울던 사람들.

그런데...........

남의 것으로만 보였던 그 영안실에 동생을 눕히고 내가 울줄이야..

보기 싫어 눈길을 딴데로 돌렸던 그 영안실을 내가 이용할줄이야...

참으로 알수 없는 사람의 삶.

 

마치 영원히 죽지 않을거 처럼 탐욕과 질시와 증오속에서 존재

하지만 순간인것을 왜 모르는가...

단 몇 시간 후를 모르는 어리석은 삶.

모든게 부질 없는 것들을..................

 

경제가 함께 가잖다.

그래도 가장 성의가 있는건 경제.

3 형제중에서도 가장 성의있고, 가장 인정이 있는 경제.

-형님 여기 충청돈데요, 내가 상경해서 함께 문상가면 어떨까요?

-그래 와서 연락해라..

아마도 밤에나 가게 될거 같다.

 

아는 얼굴들이 하나 둘 내 곁을 떠난단 현실.

정담을 나눌수 있는 사람들이 그 만큼 줄어든단 고독.

이게 슬픈 현실이다.

떠나면 그만 이란 평범한 진실.

이래 저래 마음만 아프고 슬프다.

이런  모든것들이 남의 일만은 아니란 사실.

나에게도 언젠가 닥쳐 온단 사실.

자연으로 귀의하는 것이 엄연한 진리인 것을 왜 부정하고 싶은가?

부정해도 어쩔수 없이 다가선단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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