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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눈이 내렸다.
동심의 세계선 마냥 즐겁고 뭔가 설레임을 주는 눈
그래서 하얀 눈위를 걷도 싶었고 뛰고 싶었고 남이 밟지 않은 눈길을
내 발자욱을 남기고 싶어 걸었던 유년 시절.
지금의 눈은,
그저 귀찮은 존재고 추워질거란 극히 현실적인 사고에 갖혀 산다
마음이 그 만큼 여유가 없단 애기지.
차 위에 쌓인 눈을 보니 10cm정도는 된거 같다
강추위는 아니어서 눈이 솜처럼 부드럽다.
-눈 치우는 것이 즐거웠고..........
-눈 사람을 만드는 것도 즐거웠고...
-편을 갈라 눈 싸움을 하는 것도 즐거운 것들였지.
정리할 물건들을 바깥 계단에 쌓고 보니 엄청 많다
하긴 20 여년간을 쌓기만 했지 한 번도 정리하지 않고
처 박아 둔 것을 정리하고 보니 많을수 밖에............
-왜 당신은,
저렇게 많은 옷들..
그리고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살림들을 그대로 쌓아만 놓아?
좀 정리하고 미리 미리 버려..
저건 결국은 쓰레기야...
요즘은 쓰레기도 버릴땐 돈이야 돈...
-그런 소리 말고 당신 책이나 정리해..
왜 보지도 않은 책을 저렇게 진열한 해 놔?
아주 오래된 책들을.....
-그래도 책은 아무리 낡아도 보존 가치가 있어
혹시 알아?
아주 오랫동안 소장한 책이 희귀본이 될지...........
그렇게 서로 티격태격했었었다.
살림도구와 책을 비교하다니.........
하긴 마누라에게 잔 소리 듣게도 생겼다.
누렇게 변색되고 보존가치도 없는 책들을 그져 모아 둔단 것이 미덕인양
모어만 두고 있었으니....
찾이하는 공간은 얼만가?
요즘 정리하는 중에 많이도 버리고 있다.
아까운 책들을 버릴땐 좀 마음은 아깝다.
<더 좋은 책들로 서가를 채우지 뭐...
책이 없나, 돈이 없지.......>
허지만 마누라의 사람도구와 옷의 수집은 병적일 정도.
_과연 냉정히 생각해봐
저런 것들이 과연 필요하고 사용할 것들인가?
-두고 보면 다 필요해.
-그런 소리마..
버려야 할 것과 보존필요한 것을 냉정히 판단해서 정리하자고..
여태껏 보존하고 보니 어때?
지금은 그저 귀찮지?
특히나 옷은 유행을 무시할수 없어
그걸 무시하고 두면 뭐해?
그건 쓰레기를 집 안에 두는 것과 같아.
요즘이 어디 배고픈 60 년대야?
우리에겐 과연 여생이 얼마나 될것 같아?
길어야 30 년, 짧으면 20 년야...
-........
응답을 하지 않은 마누라
수긍하기 보담 자신의 사고에 맞지 않단 애길거다.
액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보였던 나.
그걸 바꾸기로 했다.
-세로쓰기 책
-내용이 좋은 책이라도 너무 낡은 책.
-유명출판사 아닌 책.
-알맹이 없는 책, 조잡한 내용으로 가득채워진 책.
이런 것들은 과감히 버렸다.
보기 보담 서가에 장식용으로 놔둔 책들
장식만 번쩍거린 그런 것들은 다 정리하기로 햇다.
<동서 문화사판 세계문학 전집>
이건 버리고 싶지 않다,
물론 지질은 최고지만 세로쓰기다.
허지만 그걸 버린단 것은 내 소중한 추억을 버린것 같아
차마 버리지 못할거 같다.
금화아파트에서 살때 주인집 할머니가 자신의 따님이 사둔책을
내게 염가로 팔았었지.
1976년 당시 한권에 500원씩 주고 샀으니 지금 돈이면 한권에 한 10000 원정도?
물론 그 전질을 한꺼번에 사질 못하고 돈이 되는데로 한권씩 샀었지.
마치 보물을 손에 쥔듯이 즐거웟던 추억이 서린 책.
그래서 지금도 내 서가엔 가장중요포인트에 가즈런히 꽂혀있다.
이건 버리지 않을거다.
나 보담은 마누라의 잡착이 더 문제.
그 많은 묵은 살림을 어떻게 할 생각인지........??
내 설득은 이미 마누라를 움직일수 없다
너무도 굳어있는 사고...
그런 사고는 가난한 지난 세월동안 마누라를 사로 잡고 놓지 않은 것들
-어디 내 돈이 없어봐,
누가 단돈 한푼주는가?
그런 위기의식이 오늘의 마누라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거 같다.
나 보담도 더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마누라.
그리고 가장으로써 살림을 꾸려왔던 날들.
그런 것들이 그렇게 만든건지 모른다.
-이젠 가볍게 살자.
모든것을 버리고 정리하고 편하고 쓸모있게........
-.......
이런 설득이 얼마나 먹혀 들지...
답답한 마음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