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아름다운 인생

1982년도 10월에 모 동에 첫 발령을 받았을때 함께 왔던

하 00 씨..

반듯하게 빗질한 머리와 말끔한 양복을 입은 세련된 모습

나 보담은 한 참 더 상급자인줄 알았던 그 사람.

알고 보니 같은 계굽였다.

지방행정 서기...

-나 이거 60 년도에 달았다.

-그리곤 진급 못하신건가요?

-기회가 와야 말이지...

세상 참 디럽다...

같은 부서에 발령 받았던 동기였던 하 씨..

꼭 10 살이 더 많다.

 

그가 부인과 별거하곤 혼자서 살고 있단 소문을

다른 사람으로 부터 들었었다.

방 화역 근처의 아파트에 산단 것도....

 

그분을  만났다.

그와 헤어진뒤 한 15 년 쯤 정도될까?

 

-나 1995 년도에 명예퇴직했어.

그래도 상 받을건 다 받았지..

연금도 180 정도...

뭐 이만함 살만하지 뭐...

-그러죠.

-자넨 얼마되노?

-저도 그래요..

묻지도 않은 말을 스스럼 없이 애길하는 그..

 

함께 근무하던 시절에 크게 싸운 기억이 있다.

동료 직원이 자료를 줘야 보고를 하는데 도통협조해

주질 않아 언쟁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 생각해도 10 살이나 더 많은 나이 많은 형님벌 되는

사람을 막말을 했던 기억이 든다

물론 그 뒤론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서로가 서먹 서먹했고 조심스럽게 대한 것 같다.

암튼,

하 씨는 동료 직원들로 부터 비 협조적이고

화합하지 못하고 혼자서 식사를 하러 다니는 등..

좀 이기적인 면이 강하고 독선적인 사람였다..

 

방화역 근처의 14평 독신 아파트..

아무런 가재도구도 없는 극히 단조로운 내부와 가즈런히

정돈된 주방과 옷장.

여자의 손길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방화역에서 내리자 건너편에 그 아파트가 보인다.

 

-야,

니 오랜만이다,

어쩜 그리 연락이 없었더노??

-아 형님 반가워요

미안해요...

제가 미리 찾아 뵈어야 하는데.....

여전했다

건강미 넘치는 몸과 번드레한 얼굴과 피부..

 

-2 년전에,

부인과 별거함서 혼자서 살고 있고..

-부인과 이혼까지 하려고 했다는 것과

철저하게 자식들로 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것...

-부인이 암에 걸려 시한부 생을 살고 있다는 것..

-부인이 병에 걸렸어도 합칠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것..

-부인이 사별하면 새론 시작을 하겠다는 것...

-자식들이 원망 스럽다는 것..

 

늘,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챙겨 건강은 이상은 없단다.

나,

저 모자 척 쓰고 외출하면 아직도 50 대로 본다니까..

머리만 하얗지 건강에 자신이 있다.

-어련하실까?

 

50대 초반의 과부와 6 개월 계약 동거를 했단다

살다보니, 성격차가 커 헤어지곤 새론 대상자를 찾는단다.

 

멀쩡한 가정을 퇴직후에 이혼하다시피하고

별거하고 있는 중이고 부인은 암 투병중에...

혼자서 살아가고 있는 모습.

결코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었다.

-이젠 그냥 못 이긴척 하고 들어가세요

가셔서 부인과 살아계실때 만이라도 함께

사세요

그게 도리잖아요?

-예끼,이 사람아..

그런 소릴 마라 그 여자가 얼마나 날 힘들게 했는데...

먼저 이혼소리 꺼낸것도 그 여자야..

-그래도 이젠 얼마나 산다고??

합치라 햇더니 벌컥 화를 낸다.

 

본처와 별거하고 , 새론 여자와 동거하고 있는 모습

결코 아름다워 보이질 않았다

< 사람은 노년이 아름다워야 하는데...??>

 

-아니,

형님은 연세도 그렇고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으니까

형수님과 관광이나 다님서 유유자적하게 사심 되잖아요?

바람을 피우고 싶으면 몰래 피우면 되고......

꼭 이런 식으로 별거하고 있는 모습

자식들에게 보기에도 좀 그렇고...

-이건 마누라가 제의한거야...

안다,.

그 단초를 제공한건 하 씨가 했을 거란걸...

현직에 있을때도 늘 정력에 좋은 식단만 찾고 혼자서 개고기 먹고

와서 자랑하던 분였으니까.......

 

-아름다운 노후.

아름다운 인생.

그건 죽는 날까지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꾸미는 것에

있지 않을까?

집을 놔두고 혼자서 아파트에 살면서 엉뚱한  여자와 청승맞게

무슨 동거람??

그래도 기분은 좋은가?

 

아무리 ,

자신의 생활이 전혀 외롭지 않다고 강변하지만.......

그의 얼굴엔 스미는 고독의 그림자를 지울순 없었다.

 

자꾸 자고 가란 그의 제의를 다음으로 미루고 나왔다.

왠지,

그의 현실에서 우리 시대의 초라하고 피페한  남성상을 보는것

같아 좀 씁쓸했다..

-난 저런 인생을 살지 말아야지.......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해야지....

 

앞으로 몇년후에,

기력이 쇠진되었을때 그 때는 누가 그를 돌봐 줄것인가?

-이렇게 사는게 아닌데.......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4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