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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日目

그 때의 가을


  
가을이 오면......
가을은 좀은 쓸쓸한 추억이 더 많을듯 하다
누구나...

하늘을 가릴듯 싱싱한 신록이 힘없이 낙엽으로
변할때, 바라보는 심정,
쓸쓸함과 처연하도록 스미는 외로움.
그건 세대차이가 있을수 없는거 아닐까?

고향의 품을 떠나 낯선 타향c.t
(정식명칭을 쓰지 않아 궁금할 사람이 있겠지..
허지만 어느 지명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건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봄에 떠나 첫 가을을 맞이했다.
취직을 했고,낮엔 가이드로 밤엔 사설 경비원으로..

신참내기라 그랬을까?
본부와 가장 멀리 떨어진 유치원 부근에 있는 초소
거기가 내 근무처다.
아마 처음 들어온 사람은 근무지가 그곳였던가 보다.

새벽 근무.
1시 부터 9시까지 꼬박 있어야 한다.
9시에 교대근무후에 밤 6시까지 와야 하고...

3-4평 될가 말가한 작은 초소.
전화가 있었고 책상한개 그리고 안내도, 비상벨..
볼품없는 gold-star 라디오 한대..
물론 잠을 자선 안된다
자다 걸리면 감독자의 심한 질책을 받아야 하고 시말서도
써야 하는 그런 조건.
책을 볼수도 있었지만 마음이 정리 되지 않아 정독을 할수
없어 밤새 유일한 친구는 바로 라디오..

바로 초소앞에 큰 오동나무가 한 그루 있엇다.
속삭이듯 들리는 라디로 dj의 음성과 가을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쓸쓸한 가요.
유일한 친구 같은 라디오를 즐겨듣곤 했지.
그리고 창 밖의 오동나무잎지는 소리..
_ 안개낀 장충단 공원..
그 누굴 찾아왔나....
낙엽송 고목을 쓸쓸히 부여앉고..
<배호>의 애 긇는 듯한 쉰 음성..
너무 좋았다.
그때만 해도 신인였던 그가 왜 좋았을까?
그건 내가 너무도 쓸쓸한 탓일거다.
오동잎이 지고 그 위에 하얗게 덮힌 서리..
바라본단 것이 외로움였다.

20대 초반,
거긴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었는데...
왜 잊혀지지 않은 걸까?
지금은 오동나무도, 그 낡은 초소도 본부조차도
사라지고 없지만 당시론 대단한 근무지였다.

30 분동안의 쉬는 시간.
본부엔 가스테라가 준비되어 있었다.

-당시 월급이 800원?
지금이면 얼마 정도나 될런지...
기가 막힌다
단돈 800원이 월급이라니......

지금은,
그 시절의 가을은 없다.
그 오동나무도 청승스러울 정도로 아픔을 자아내게
했던 배호조차도...
그래서 가을이 오면 더 아픈 추억을 더듬는건지도 모른다.
<안개낀 장충단 고개> 나 듣자..
이미 가 버린 고 배호씨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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