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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방심


  
막 강의가 끝난 10 시..
마치 동이로 물을 쏟아 붓는것 처럼
소낙비가 내렸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달렸다
모든 차들이 거북이 걸음으로 달렸지만..
그리고 쉴새없이 윈도그라스를 닦았지만...
뿌옇게 보이는 시야..
달릴수가 없다
그저 앞차의 불빛따라 천천히 달렸다

-다들 이런가?

그저 직선으로 달려야만 한단 것 뿐,,
앞 도로의 하얀 선 조차 빗물과 불빛으로
어른거릴 뿐.....

이마에 땀이 난다.
-이럴줄 알았으면 화곡동 친구의 차를 타고 갈걸??
이미 엎질러진 물..
그저 조심 조심 달렸다.
누군가 앞에 있었다 해도 사고날수 밖에 없을거 같다.

김을 제거해준 스프레이도 곁에 없다.
그저 창을 주시하고 천천히 달릴 뿐...

신림동 사거리를 지나 신호대기중의 잠간 정차..
뿌옇게 낀 유리창을 제거하느라 나도 모르게
풋 브레이크가 풀렸나 보다.
꽝~~~!!!
물론 달리는 중에 추돌이 아니라..
그 강도는 세지 않았다.
둔탁한 울림과 함께 바로 앞차의 꽁무니를 들이 받았다.
순간의 방심으로 해서 여태껏 조심스럽게 온게 의미가
없어지고 말았다.
이유가 어떻든 뒤에서 박은 내가 100% 잘못..
50대로 뵈는 운전사다.
-아, 이거 죄송해서 어떻죠?
제가 유리창 닦느라 방심한 탓에 선생님 차를 받았네요..
저 곁으로 뺄까요?
-지금 이 밤중에 어디로 뺀단거요?
낼 내가 볼테니까..
댁의 차 번호와 연락처 적어 주쇼..
이런 날 조심해야지........
-정말 죄송합니다

몇번을 둘러본 그 운전사..
그도 알수 있을거야.
그 강도가 그다지 세지 않았단 것을..
내가 봐도 멀쩡했다.
그래도 어떻게 아는가?
어떤 건수만 걸렸다면 물고 늘어진단 운전수들의 생리..
그렇게 알고 있다.
간단히 주소와 전화 번호, 차 번호를 적어주고..
90도로 굽혀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경력 14 년이 무슨 소용인가?
사고라면 모든건 끝인데....

운전시엔 상당히 주의를 기울인 편인데...
잠간 주차하는 중에 방심의 순간..
어떻게 그런 사고로 이어질줄 알았던가?

방심,
우리의 삶의 모든것에서 방심은 늘 사고로 이어지고
그게 때론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는데.....
운전하는 순간,
늘 팽팽한 긴장을 해야 하는데.........
그 나마 다행이다.
한 시간동안 사고 없이 왔단 사실이..

방심은 예고된것인지도 모른다
어젠 하두 더워 샌들을 신고 운전을 했으니....
그게 얼마나 위험한 짓이란걸 방심했으니....
어제의 가벼운 접촉사고,
다시 한번 초보의 심정으로 되돌아가 운전대를 잡아야 한단
것을 일깨워 준 소중한 교훈였다..

-얼마전에,
승용차 전복으로 사경을 해맨단 정 은임 아나운서..
그가 끝내 저 세상으로 떠났단 소식이 뜬다.
젊은 나이에 참 안된 일이다.
그도 어찌 상상이나 했으랴...
순간의 방심,
그게 엄청난 결과를 갖어올거란 것..

-생이란 얼마나 허무한 바람 같은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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