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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작년 3 월 이때 쯤...



  
작년의 3 월 이때 쯤...
병원에서 들려온 막레 여 동생의 전화.
-점점 기운이 빠져드시는거 같아요.

이미 소생은 생각지 않았지만,
그런 절망적인 소식은 부인하고 싶은 절규였다.

<그렇게도 강인한 당신이 차마 세상을 버리진 않으시겠지>
나 만의 희망섞인 바램 뿐....
안타까운 소식은 불면의 밤을 지새게 하였다.
아무리 절망적으로 보인다해도 그 절망을 딛고 싶었다.
-아무리 회색의 구름에 갖혀있어도 햇볕은 나게 되어있다.
그걸 믿고 싶었다.

89 세의 연륜.
그 연륜을 딛고 소생하기엔 힘이 부치셨을까?
점점 조여오는 숨통.
그걸 견디기가 힘이 들었을까?

그 잔인한 3 월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가시었다.
작년의 3 월은 상당히 쌀쌀한거 같았지.
그리고, 당신이 아버지 곁에 묻히시던 날,
그 날은 너무도 화창한 봄날.
너무 날씨가 좋아 엉엉 울면서 상여뒤를 따라오시던
이모님들.
믿고 지내던 언니가 떠난단 것이 하늘이 무너진거
같았으리라.
나서부터 죽 한 동네서 사셨던 당신들이라.....
깊이 든 정을 어떻게 순간에 끊을수 있겠는가?

지금도 어머님 묘소에서 울고 계시다는 이모님들.
그건 당신들의 삶이 외로운 탓이리라.

어머님이 그렇게 병석에서 하루 이틀 버터기가 힘이 들었어도
그 알량한 직장 땜에,아니 직장을 핑게로 떠나있었다.
모든것을 순에게 미룬채....
그게 한이되고 있다.
임종의 순간에 목 놓아 울지 못했던 불효다.

슬픔속에 어머님을 보내놓고 이렇게 철 없이 또 다시
일상속으로 파 묻혀 산다.
옛날엔 그 옆에서 3 년을 죄인처럼 살았다는데.....

지금 당장 집에 도착하면,
-너 왔냐?
그 평범한 말씀 속에 반가움이 진하게 베어있던 당신의 음성.
그 반가운 음성을 들을수 없음이 슬픔이다.
그래서 인생이란 허무한가 보다.
가면 끝이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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