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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사랑은 마음


  

-애들 델고,
1 박 2 일 코스로 동해안으로 떠났어요.
저녁함께 해요.
6 시까지 식사하러 오세요.
-지금?
-네, 준비 해 놓을께요...

딱 1 주일에 한번만 재회 하잔 약속을 했더랬다.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한단 의미도 되지만....
자꾸 잡념에 사로잡힐가봐......

좀은 보수적인 내가 초청한건 없다.
그 만큼 시선을 두려워(?) 한 편인데 그년 왜 그렇게
개방적인지 모른다.
개방적인것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몰라도 암튼 좀은 대담한
성격을 드러낸다.

낯익은 거실과 가재도구.
깔끔하게 정돈된 것들.
옅은 하늘색 커텐과 베지색 벽지..
대형 사진을 걸어놨다.
< 우린 이렇게 행복하다 >
말하듯이......

노릿 노릿하게 구운 고기와 상추..
백 세주 한병.
둘만이 만찬을 즐겼다.
마치 오래된 집을 찾아온 거 처럼.....

혼자 있기가 심심했을거다.
자신의 솜씨도 보여주고 싶은건지, 아님 저녁을 핑게로
만날려는 의미가 숨겨져있는건지...
둘다 해당할거 같다.

이 집의 주인공이 아닌 내가 떡 하니 버티고 앉아
저녁식사를 하다니, 이런 부조리도 있는건가?

술이 땡겨 우린 백 세주 2 병을 마실수 있었다.
술이란, 그 분위기 탓에 더 마시게 되는거다.
분위기 좋겠다, 술 안주 있겠다, 둘만 있겠다..
뭐가 거리낄게 있는가?

현모양처의 위치로써....
때론 낯선 남자를 초청하는 대담함도 보이면서....
잘 이끌고 있는 그녀.
지혜로운 여자일거다.
분위기 파악 잘하고 적응 잘하고.......

자신의 솜씨로 만든 저녁을 먹으러 오란거.
어떻게 생각하면 그럴수 있는일도 된다.
여기서 신도림은 결코 먼 거리가 아니라서....
허지만,
이런 정경을 가족중의 누군가 목격했다면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닐거다.
아니, 어쩜 어떤 외혹(?)이 들런지도 모른다.
아무리 어떤 의미없는 초청이란 애기해도 그대로 믿을
사람은 드물거니까......

떠난 가족들이 중간 중간에 전화가 왔었다.
혼자 남겨두고 간게 좀은 미안했으리라.
이런 오붓한 시간을 만끽(?)하고 있는 사실을 모르고....
두 얼굴로 살아가는 사람들.
어찌 그녀만 해당할건가,나조차도 그럴진데....

술이 몇잔 들어갔으니 금방 일어설수 없다.
술이 깨야 한다.
휴일도 곳곳에 음주단속을 하는 곳이 있으니, 걸리면 어쩌나.
고즈넉한 분위기.
충분히 두 사람은 그 분위기를 두 사람의 것으로 이용할수
도 있었을거다.
허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여긴 내가 서야 할 자리가 아니니까..
슬쩍 초대온 사람에 불과한거 아닌가?
이 사회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
어떤 정당성도 결여된 사이.
< 우정 >이란 말이 통할까?
이성 사이에서...........

술을 깨기 위하여 케이블에서 보내준 영화 한편 봤다.
러브 스토리의 영화다.
술탓에 눈커풀이 자꾸 감긴다.
머리 복잡하게 생각지 말고 쉬고 싶은 유혹도 든다.
허지만, 그럴수 없다.

가야 한다.
밤을 세울수 없다.
다시 1 주일의 시간이 우린 필요하다.
이런 만남을 위해서......
그게 긴 시간이 아니다.
1 년에 한번 만나는 견우와 직녀의 사랑.
요즘도 그런 사랑은 있을거다.
순애보적인 사랑.
진정한 사랑은 몸이 아닌 마음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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