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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홍천의 기억


  
홍천의 겨울은 추웠다.왜 그렇게 춥게 느꼈을까?
그래도,
사단연병장 앞을 출발하여, 백고개 넘어서 읍내까지
다녔던 단체 관람은 군대생활의 즐거운 기억의 하나다.

단체 관람을 시키건, 안 시키건 그건 주변 사령의 권한.
주번 사령은,
소위에서 소령까지가 순번으로 돌아가면서 했었다.

전라도에서도 한참 떨어진 남쪽 바닷가 부근.
고흥이 고향였던거 같았던 이 재천 소위.
-니그들, 오늘 영화 관람시켜 주겠다.
사고없이 댕겨오도록.......
-와~~!!!
감사합니다..
마치 출전을 앞둔 부하앞에서 폼을 잡고서 비장한
결의를 다지는 듯한 특유의 사투리 .
그게 그는 좋았던가 보다.
인심쓰고, 또한 사고가 났다하면 그의 책임인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보낸단 것이 쉬운게아닌데도.......

이 재천 소위.
그는,
지방대를 다니다가 R.O.T.C의 케이스로 군에 온 사람.
긍지가 대단했다.
동기라던, 조 은구 소위와는 여러가지로 대조적인 인물.
감성적이고, 여성적인 섬세함이 덧 보이는 조은구 소위.
무뚝뚝하고, 남성적인 모습과 야성미가 덧 보이던 이재천소위.
장교가 하늘 처럼 보였던 당시.
그의 입지전적인 살아온 날들을 자랑처럼 애길 했다.
대학다니다가 장교로 들어온게 대단했던가 보다.

조와 이,
그들은 함께 전입왔고,주요 보직을 받았지만.....
상사의 스타일에 재빠르게 몰입하는 조와...
술을 먹었다하면 이런 저런 핑게로 자릴 비우는 이.
얼렁뚱땅 일을 해 치우는 이...
맘에 들리가 없지.
미움을 받았고 수 없이 질타도 당했다.
우리가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내 직속상관은 조 은구 소위..
우린 딱 3 명이 오손도손 농을 걸면서 재밋게 생활했지만...
이 재천 소위는 늘 부하직원과 고성이 오가는 그런 분위기.
보기에도 부담였지.

술이 원수였던가?
그 날도 주번사령였던 사람이 외출나갔다가 읍내에서
깽판을 벌렸던가 보다.
-어제 이 재천 소위가 헌병대에 연행되었답니다..
-고 자석, 딴데로 보내야지,이거 안되겠어.
아침 보고 받은 박 중령의 험상 굿은 얼굴.

헌병대서 꺼내온 그를 불러 호통치던 박 중령.
-임마,이 소위...
넌 장교야..
장교가 헌병대에 끌려가 그게 무신 짓인고??
-죄송합니다..실은...
-됐다 , 그만 둬...

술을 먹지 않을땐 한 없이 수더분하고...
자상하고,인정많은 이 재천 소위.
술만 들었다하면 미친개 처럼 날뛰었다.
그가 술을 먹었다하면 그 날은 잠은 잘 생각을 말아야 한다.
그걸 막기위해 영화관람을 졸랐던 고참들.
다 이유가 있었지.

술에 의해,
헌병영창으로...
또 다시 반복의 여정, 결국 전방으로 전출된 이 재천 소위.
한곳에서 제대할때 까지 있었던 조 은구 소위와..
파란많은 군 생활을 했던 이 재천 소위.
무사히 제대를 했는지 모른다.
술을 먹고 깽판치는 그 버릇을 고쳤을까?

다부진 몸짱, 태권도 5 단으로 다져진 잘 빠진 몸.
남자들이 봐도 너무도 매력적인 몸매.
감탄사가 터져나왔지.
-자, 사나이 같이 내가 먼저 시범으로 해 볼팅께..
니그들 한번 아쌀하게 따라해 봐라,알것냐??
그의 절도있는 동작과 우렁찬 구령...
웃통을 헐렁 벗고서 시범을 보였던 그..
사나이 다운 매력이 넘쳤던 이 재천 소위.
그의 근황이 궁금하다.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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