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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타인의 영광.


  
12 명의 예비 승진예상자 명단이 떳다.
아무도 모르게, 심사하고 발표하던 시절에 비하면
많이 민주화 된 제도.
이런게 다 공직자 협의회 발족으로 일궈낸 수확이 아닐까?

자치 단체장의 전횡을 막을수 있는 아무런 장치도 없던
시절에 비하면 미미하나마 조금은 방패막이가 세워진 셈.

12 명의 이름들,
내가 그 명단에 끼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한데....
시간이 없었다.
내가 낄려고 노력할 시간이 없었다.
아니, 포기했단 것이 더 정확하리라.
시간만 있었다면, 그들 처럼 자존심 구기고 벼라별
궁색을 떨었을 지도 모른다.
그 하나의 영광을 건지기 위해....
-누가 머잖아 끝날 사람을 승진시켜 주겠는가?

이 보담,
더 진보적인 발상으로 조건부 승진제도를 운영한단
서울시의 방침.
승진을 시켜주는 대신 일정 부분을 포기하란 제도.
당근을 당분간 줄테니,
천수(?)를 누리지 말고, 용퇴하라.
짧은 영광을 주겠단 유인책(?)으로 의미가 있는거 같다.
구에서도 이런 제도를 운영했다면 미련없이 신청했을텐데..

12 명 중,
3 명만이 승진이 될꺼다.
모르긴 몰라도 ,
12 명중 누가 승진 될거란 것은 거의 알고들 있다.
늘,
떠도는 소문은 정확히 맞추니까.....

12 명은, 발표를 앞두고 피 터지는 싸움을 하겠지.
의리니, 양보니 하는 단어는 통용되지 않은 지역.
어떤 도움이 되겠다 싶으면 죽을둥 살둥 빽이란 빽은
동원할거고.......
그 이상의 물량 공세(?)가 전혀 없다고 누가 장담할수
있으랴?

승진 댓가로 돈을 챙겼다가 망신당한 단체장이 한둘이던가..
승진 못하자 자살을 했던 모 지방의 어떤 팀장.
-그게 죽음 보담 더 소중했을까?

마음을 비고, 한발 비켜 서 있으니 편하다.
-마음을 빈단 것은 얼마나 평화로운 일인가?
마음의 탐욕을 버리면, 얼마나 가벼워지는가?
그 찰라같이 짧은 영광이 과연 얼마나 깊은 의미로
다가서랴?
가고 나면 허무인것을..........

피 터지는 싸움터에 비껴 서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존재
인가....
고뇌하지 않고, 속 끓이지 않고.........
정정당당한 경쟁에서 패배한 것도 아닌 심사란 형식적인
절차를 따라서 명암이 갈리니....
그걸 받아 들인단 것도 어렵겠지.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하늘 쳐다 보니,
이 보다 더 큰 부러움이 없다는 말 처럼.......
한발 비껴서서 ,
다른 세계를 바라보면, 거긴 내것인 것을.....
이런 퀘변도 나를 변명하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누가 뭐라던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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