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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난, 멋이 있어 보이던데.....??


  
태권도장으로  운동가려던 녀석이 헤어드라이어를 꺼내
거실로 나간 잠시후,
머리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노리끼한 머리타는 냄새.

-임마, 너 뭐하는 짓이야?
생머리가 타 잖아......
-아닌데..?
-냄새가 나는데도..??

사춘기 시절이란 것을 감안하더래도 요즘 부쩍 멋을
부리는 녀석.
곱슬머리를 풀곤 한다.
심한 편이 아닌데도 왜 그렇게 민감하게 그럴까?

피를 못 속인단 말.
곱슬머린 어쩜 그렇게 딱 닮았을가?

반 곱슬머리라서 약간의 웨이브가 멋이 있어 보이는데..
그걸 컴플렉스로 치부하고 있으니...

내가 자랄땐,
곱슬머리란것을 자랑으로 알았음 알았지,
단 한번도 열등감 느껴 본적이 없었는데.....??
열등감으로 작용하다니......
이것도 유행인가.

교도관시절.
비번날은, 이발소가 항상 붐볐다.
부시시한 머릴 감고, 새로 이발을 해야 하는게 보통시간이
걸린게 아니었다.
드라이 하는 것만 30 분은 족히 걸렸다.
허지만, 난 감고서 척 빗으면 자연스럽게 웨이브가 져 보기
좋았었다.
-참 담당님은, 백만불 짜리 머릴가졌어요.
얼마나 좋아요, 드라이어를 델 필요도 없으니...
딴은 그랬었다.
억지로 지지고, 굽히고 하는 머리에 비함 내껏 그냥 빗으면
되는 머리라서...........
간편해서 그렇게 좋았다.

그런 자랑스럽던 반 곱슬머리가 세현인 되려 열등감을
불러 오다니.........
이해가 되질 않았다.

-너 그 머리가 부끄럽니?
왜 피려고 그렇게 난리야...
난, 멋이 있어 보이던데...??
-난, 반듯한 머리가 좋아.
곱슬머리가 왠지 싫어.
괜히 아빠 닮아서, 이 고생이야....
-이 바보야,
외려 잘 가꾸면 더 멋이 있잖아?
퍼머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퍼머를 한거처럼 보기 좋고..
머릴 길러봐.
아빤, 너 만한때 한번도 이게 부끄럽게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멋이있어....정말..

심한 곱슬머린, 성질이 고약해 보여서 좋은인상을 얻지 못한
다고 한다.
허지만, 그 정도의 반 곱슬은 보기 좋은데.......
하긴,네가 어찌 알거나?

검은 피부가 부끄러워, 어둔 밤에 혼자 시냇가에 나가서
돌로 피부를 벅벅 피가 나오도록 긁었다는 어느 혼혈아.
어느 책에서 읽곤,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일이 있었다.

지금 그런 정도의 심정일까?
말은 안 해도 그런 정도로 곱슬머리가 싫은 걸까?
그건 유전이라 어쩔수 없다.
아버진 심한 편의 곱슬머리셨다.
그래도 한껏 멋을 부리고 찍으셨던 훤출하신 아버지.
참 멋있다고 봤었는데.......

곱슬머리가 싫음 왜 퍼머는 하는가?
차원다른 애긴가, 그건..........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것도 세대차이라고 하면 뭐라 못할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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