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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9 일째

눈이 내리면

......
  

기상하면 늘 베란다에 나간다.
날씨를 보기 위함이다.
간밤에 눈이 내렸는지 길에 눈이 쌓였다.
산에 오른단 것은 접었고, 컴 앞에 앉았다.

깨우지 않아도 부산스럽게 준비하는 영란.
척 알아서 챙기는 모습이 대견하다.
-아빠, 오늘 춥데?
-그럼 밖에 저렇게 눈이 쌓였는데...
춥지, 오리털 파커 입고 가라.
늘 묻는다.
날씨에서 옷까지...

진학 문제로 어젠 상당히 심각(?)했지만.....
일어날줄 모르고 아침 잠에 빠져있는 녀석.
대자로 눠있는 몰골이라니..
아듀~~!!! 두야....
저런 놈하고,
뭐를 애기 할까.

아침 출근시간 가까워 지자 함박눈으로 변한 날씨.
차 위에 소복히 쌓인 눈.
처음 대하는 눈.
대로변의 차 들이 거북이 걸음으로 달리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런 날엔,
차를 두고 가는게 편하다.
여기서 걸어가도 30 여분이면 닿는 직장.
차를 몰고 불안한 심정으로 가는 것 보담,
훨씬 편할거 같다.

대로에 나오자, 차들의 거북이 행진.
움직임이 답답하다.
목동 사거리에 하차 걸었다.
딱 15 분이면 닿는 거리.

아파트 단지마다 하얀 눈꽃들이 장관을 연출....
그 사이를 철부지 꼬마들이 깔깔거리며 뛰어 노는 모습
이 평화롭다.
애들은,
이런 겨울이 마냥 좋은거지.
추운것도 미끄러운 것 조차도 마냥
즐거움으로 보일테니까.

우린 어렷을때..
눈이 내리면 너른 저수지 위로 달려가곤 했다.
꽁꽁 언 저수지위로 내리는 눈.
하나 둘 모이면 어느새 왁자지껄하게 많이들 모였다.
팽이치기,재기차기, 자 치기, 연 날리기, 딱지치기 등등..
눈 내린 저수지위에서 놀수 있는건 많았지..

사박 사박 눈이 밟히는 소리.
이런 눈을 밟으며,다정한 사람과 조용히 걸으며
대화 하고 싶다.
무심하게 나눈 대화가 시가 되고 풍경이 될거라.

적어도 이런 눈이내리는 순간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순백으로 빛나는 눈 처럼
투명하고 아름다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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