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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9 일째

내 마음에 당신은........


  

엄니,
동안 심심하지 않았나요?
순이가 가끔 놀러가서 조금은 그런 것을 못 느끼셨죠?

이젠,
소매밑으로 제법 쌀쌀한 한기가 스며들어 가을도 머잖아
감을 느낀답니다.
뒷 터밭엔, 빨간 감이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며
외롭게 달려있겠죠?

오늘,
순이가 배 즙과, 단감 한 상자를 보냈군요.
작년 이 맘때, 어머님이 계실때 처럼......
아마,
엄니가 베푸실 그런 사랑을 동생이 대신 배푼건가 봅니다.

달디단 단감을 대하니,
문득 당신의 모습을 대한듯 반갑군요.
감에서,
당신의 냄새가 나는것도 같아요.

-내가 죽어도,
나를 생각함서 따 먹으라고 단감나무를 심었다.
생전에 하셨던 당신.
무심결에 들었던 그 말이 지금 눈시울을 적십니다.
당신은, 어쩜 그런 운명을 예단하고 우릴 위해서
그렇게 당신의 마음을 심었던가 봅니다.
가이 없는 당신의 자애로운 사랑.

엄니,
바로 거실에 걸린 당신의 웃으시는 사진
바라보고 있습니다.
처음 팔을 부러뜨리고, 수원의 형님집서 겨울을 나시던
그해...
동짓달 초 닷새가 당신의 생신이라,
어쩔수 없이 처음 형님집서 맞았었죠.

거동은 불편해도,
그때가 행복했던 땐가 봅니다.
당신을 보고 싶으면 달려갔으니까요.
한 시간여를 가면 그리운 당신을 뵐수 있었으니까요..
허지만, 지금은 상상 뿐......
어디고 당신은, 무정한 당신은 보이지 않습니다.

유난히 비가 많았던 지난 여름.
유난히도 정갈했던 당신.
얼마나 짜증 스러웠나요?

사랑하는, 당신을 그곳에 묻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천연덕 스럽게 잘 살고 있어요, 엄니.....
참 뻔뻔 스럽고, 형편없는 놈이죠?
당신이 배풀었던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해 줄수 없는 나.
빚만 지고 사나 봅니다.
아니, 영원히 당신앞에 갚지 못하고 말았죠.
당신께는, 갚지 못했어도.....
< 선한 끝은 있어도 , 악의 끝은 없느니라... >
당신의 교훈.
선하게 살렵니다.
그것이 당신께 만분의 일이나마 갚는 길이라 보고요.
당신의 바램인줄 압니다.

크고 단 단감과, 배 에서 당신의 모습을 그립니다.
당신의 모습이 지울수 없는 것은,
주신 마음이 크신 까닭입니다, 엄니....
강하고, 선하게 살께요.
당신을 그리고, 애통해 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거란 것을
잘 아는 나......
굳굳히 살렵니다.
오늘 밤, 엄니의 꿈을 꿨음 좋겠어요.
제발 한번 보여주세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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