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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당신 가신지 딱 103일째.....
벌써 그렇게 되었군요.
바로 엊 그제 같은데.......
당신이 가셨어도, 세상은 전혀 변함없이 그대로
흐르고 있답니다.
당신을 기억하던 사람들의 기억에도 점차 잊혀져
갈지도 모릅니다.
그게 슬픔입니다, 어머니.
당신을,
그 기억에서 지운다는 것.
가끔 티비에서 보여주는 장수하고 있는 분들.
100 살이 넘었어도 기력이 왕성하여 잘 살고
있는 사람들.
당신도, 우리가 조금 더 관심과 배려를 했던들.....
그렇게 허망하게 가시진 않을 것을....
그저 아쉬움과 허무 뿐..
어머니, 이건 가정이긴 합니다만..
당신이 넘어진 그 토방을 세멘트 아닌 보드라운 잔디로만
입혔어도 넘어지진 않았을건 아닙니까?
당신을 빼앗아간 건, 그것 아닙니까...
다들,
운명이라고 하지만, 난 그걸 부정하고 싶어요.
그렇게 정정하신 당신이 단 한번 넘어져서 영영 가셨다고
하는 사실이 왜 이렇게 부정하고 싶은지.....
어머니,
당신이 가시고 난 뒤에,
옆집 이모는 당신 생각에 혼자 당신을 찾아가 울고 온다 합니다.
이해하시죠?
당신이 주고간 그 정,
그 정땜에 그런것을 어찌 합니까?
성수가 끌어다 쓴 농자금땜에,
그 빚 땜에 여태껏 몸 담고 살아온 그집도 팔릴지 모른단
순이의 전화입니다.
어떻게 정든 고향을 떠나라 하는 건지......
답답하고 , 아플 뿐입니다.
당신이 팔을 다쳐 수원의 형님집에 계실때의 기념 사진.
우리 거실에 늘 걸어놓고 보니 간혹은 당신이 마치 살아계신듯
합니다.
그때만 같았어도 얼마나 좋았을까.
늙고 주름진 당신의 손을 잡을수 있다면.....
어머니,
그토록 목매이게 아파하던 그 못된 동생 녀석.
만나보니 쉬원하던가요?
얼마나 긴 시간을 밀린 대화를 하였나요?
당신이 병중이라, 시간내서 다녀오라고 했던 주현녀석.
그 뒤론 전화한통 없답니다.
이게 비정한 현실입니다, 어머니......
아무리 속이 빈 놈이라 해도 그렇지 그럴수 있는건지..??
아무리 이해를 할려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건 제가 바보인가
봅니다.
그런 현실을 이해 못하니......
형님은,
순이와 전화하다 목이 메어 전화를 끊곤 하다는데.......
전 그러지 못합니다.
제가 조금은 비정한 놈인가 봅니다.
당신이 가셨을때, 아니 당신을 마지막 뫼실때도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더니 지금도 그렇군요.
당신이 남긴 ㅡ흔적이 한 두가지가 아닐텐데 왜 그럴까요?
가슴에 이미 감정이 싸늘하게 식어버린 것일까요, 아니면 현명하게 체념을 쉽게 해 버린 것일까요?
100 여일이 지났어도 가 뵙지 못하는 불효.
그게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 몰라도 당신은 섭섭할테죠.
당신이 가실때 까지 지켜주던 동생만이 간간히 들려 울음을
터트리고 갈테죠.
다 소용없는 짓거리를.......
당신은,
저의 곁을 떠났지만 저의 가슴엔 늘 다정한 모습으로 깊이 깊이
간직하고 있답니다
너무 섭섭해 마세요.
오늘,
당신의 모습이 너무도 그립습니다.
너무도 다정하고 , 사랑스러운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