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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세월이 흐른다고 왜 달라져야 하는가?


  
고향의 가까운 마을에 살았던 k.
그는,
참 어려운 환경서 성장했고, 가정이 불우했다.
그의 형은 보행도 자유롭지 못한 불구의 몸.
그게 그는 늘 가슴이 아팠단다.


늘 거의 같은 시간에 등교했고,
늘 그의 손에는 단어장이 들려 있었다.
잡담보담은,
단어하나 입으로 외우는 것이 수확으로 여겼던지....
그저 조용히 다니던 사람.


내 키가 큰 키가 아니건만,
그는 나 보담도 한 10cm정도는 작으리라.
지금도 그 키는 그대로 인거 같다.


-위기가 기회.
다들 그런다.
허지만, 위기를 기회로 이용한 사람들의 애기지
그걸 활용하지 못한 사람은 그저 위기 일뿐....


그는,
그런 가정의 불우함을 마음에 새김서 절치부심 성공을
꿈꾸었는지 모른다.


정식으로 검찰직에 패스한건 아니지만....
그는 운 좋게도 그 기회를 잡았었다.
법무부 내서의 보직 교환시에..
지금은, 상상할수 없는 시대였지.


키도 작고, 별 볼일 없어 보였던 그의 인생.
권력 기관이란 그렇게 좋은건가?
승승장구...


글고 ,
고향의 아는 사람들은 그를 찾아가 부탁을 하곤 했다.
그의 막강한 권력(?)을 활용했고,그는 그걸 좋아한거
같았다.


-자네도 뭐 부탁할거 있으며 말해..
언젠가 그랬다.
자기에게 부탁하라고...
하긴,
부탁하면 그는 거절 못하겠지.
3 년을 그렇게 함께 다녔던 인연을....


그의 권력이 통하던 시대.
법무부 산하의 직장과 지금의 직장도 뭐 부탁하면
되었을 거다.
허지만, 그를 통해 뭐를 부탁했던가, 업무적인 것으로
통화한적 없다.
그는,
그런 나를 대견하게 봤던지, 아님 바보로 봤던지....
새해가 되면 업무 수첩이든 뭐든 보내 주었다.
그게 별건 아니지만,
그런 성의 보인단 것도 쉬운건 아니다.


어제의 향우회.
그 내막을 보면 그의 입김이 작용했음을 안다.
모르지.
고위직에 오르고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왠지 외로웠는지도..


목동아파트,
가장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그.
그가 그런 직위가 아니라면 술 한잔 할수 있었을 거다.
허나, 그러고 싶지 않다.
어렸을때의 어떤 자존심 같은 건지 모른다.


그런 오만한 내가 미웠는지 모른다.
내가 그에게 어떤 빚이 없는데, 내가 그를 특별 대우해 주어야
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단 한번도 그를 찾았거나,
그에게 사적이든 공적이든 어떤 것도 부탁하지 않았는데...


어떤 직원의 모함으로 재판에 증인으로 나갔을때...
그땐 그를 찾고도 싶었다.
그 고통이 너무도 깊었다.
오랜 시간을 두고....
허지만, 그때도 참았다.
내가 잘 못이 없는데...왜??
오기지.


어쩜 그를 만나기가 더 싫은건지 모른다.
그와 나.
하늘과 땅만치나 먼 괴리.
내가 그를 전 처럼 가까이 대하기엔 너무 먼 거리감.
지금 가깝게 지내고픈 마음이 없다.


-자네도, 자주 자주 k 와 연락하고 술이라도 한잔하고
그러게..다 이게 세상사는 이치야.
연호 형님도 그렇게 조언했다.
그럴지 모른다.
그게 더 쉬운 방법인지도......


그의 어머니 회갑과 칠순 잔치.
갔지.
그를 빛내 주기 위해서.....
구름처럼 모인 사람들.
그의 초청장이 와서 갔을 뿐..
예전의 좋은 감정으로 간건 아니다.


내가 그 였다면,
소주 한잔 하잔 제의를 했을거 같은데..??
3 년을 함께 학교에 다녔단 그 이유만으로도.....
그게 서운한 거다.
신분 상승에 따른 달라진 마음.
왜 그래야 하는건지........
지금도 그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
내가 세상을 너무 모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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