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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겨울 나무

 

          ** 황 금 찬 **

 

 

겨울 나무는
하나의 소슬한
종교처럼
내 앞에 서 있다.

겨울 나무

말하려나
참고 견디어온
긴 세월
보석으로 닦은
그 한마디의 말.

한줌
자랑도
부끄러울 것도 없는
오늘 이 남루한 지대에서
주저할 것이 없으리

노을이 걷히듯
끝나기 전
한가락 머리카락에 새겨둘
슬픈 피리소리

시대의 겨울 나무여.
말하려나
이젠 말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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