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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일째
하얀집( 퍼온시 )
* 김원호의「하얀집」 별과 하늘 빛이 맑게 보이는숲속에 하얀집이 있었네겨울에도 복된 햇빛이 가려 비추고뜰에는 제 먼저 봄을 알리는떡갈나무도 한 그루 자라고 있었네두 손 잡아 한평생 힘 모으기로 한그 집에 우리들이 살고 있었네웃음을 잃지 않고 살고 있었네바람이 살랑이는 저녁이면아기그네를 흔들고큰애들은 숨바꼭질, 반딧불잡이에 행복한 나날이었네 지난 옛여름이었네떡갈나무 밑집게벌레 둥지를 뒤지던 아이들은이제는 가슴 벌어지게 자라저마다 갈 길로 가 버리고하얀집엔 쓸쓸히 우리 부부만이 남았네그렇게 나이 먹었네어느날 숲이 쓰러지던 날집 앞으로 널따란 아스팔트가 깔리고공장이며 큰 집들이 우뚝우뚝 솟아하얀집은 연기에 더럽혀졌네아담한 옛모습은 찾을 수 없네낙엽이 지고, 찬 비가 뿌리고떡갈나무 잎을 태우는 냄새환상(幻想)의 피리소리는 주위를 돌아잃어버린 가을을 애기하고아득한 기억 속에서하얀집은 낡아 가고 있었네우리는 늙어 가고 있었네떡갈나무 위에는 찬 눈이 내리고그 위에 눈을 맞고 앉아 있는 새창을 통하여 우리는 겨울새를 보며처음 함께 만났던 찻집 애기를 했네전쟁터에 가 소식 없는 큰 아이 애기를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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