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52 일째
외 출( 퍼온시 )
김창진 : 1967년 봉화출생, 서울예전 광고창작과 졸 외출 이른봄, 나는 외출을 하였다 겨울에 익숙한 외투로 아직 한쪽은 겨울로 남은 몸을 감추고 봄 길로 나서면 봄 햇살에 큰크리트 벽들도 금세 싹을 틔울 것만 같다. 내 몸의 어디에서도 살갗을 뚫고 무엇인가 돋는 듯하다. 길가엔 동시상영 포스터와 선거 벽보들이 나란히 봄볕을 피해 긴 담을 따라 월장을 한참 준비중이다. 신축성 없는 마분지 같은 얼굴들이 고민 끝에 모조하는 근엄한 미소들은 깨알같은 자신의 약력 밑에 한 줄의 그것들을 더하기 위해 이 낯선 곳으로 애마부인 7과 외유를 나왔다. 난 그 앞에서 문맹이 되고픈 충동을 느낀다. 귀중하다는 나의 한 표 행사를 고민해야 할 걱정에 싸였다가 딴전 피듯 파란 하늘을 본다. 봄볕을 받고 개나리와 아지랑이가 출마를 하였으면 노랑나비가 빨리 봄을 노래하였으면 나도 아직 일부가 차가운 몸을 안고 봄으로 간다. 봄이 공천하는 많은 새 생명이 돋는 곳으로 나는 외출을 한다. 봄날은 우리에게 공약한다 가난한 이들에게 따뜻한 햇살을. - 1997 년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당선작 -
암호화
암호를 해제하였습니다.
암호화
암호해제를 실패하였습니다.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