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내일기장으로 옮겨 도전한다 :
62 일째
어째서 이런일이 벌어졌을가
내가 나를 구할 수 있을까 詩가 詩를 구할 수 있을까 왼손이 왼손을 부러뜨릴 수 있을까 돌이킬 수 없는 것도 돌이키고 내 아픈 마음은 잘 논다 놀아난다 얼싸 天國은 말 속에 갇힘 天國의 벽과 자물쇠는 말 속에 갇힘 감옥과 죄수와 죄수의 희망은 말 속에 갇힘 말이 말 속에 갇힘, 갇힌 말이 가둔 말과 홀레 붙음. 얼싸 2 나는 지리멸렬한 行動을 수식하기 위하여 내 나름으로 꿈꾼다 나는 돌 속에 바람 불고 사냥개가 天使가 되는 다시 칠해지는 관청의 灰色 담벽 나는 한 번 젖은 것은 다시 적시고 한 번 껴안으면 안 떨어지는 나는 내 詩에는 終止符가 없다 당대의 廢品들을 열거하기 위하여? 나날의 횡설수설을 기록하기 위하여? 언젠가, 언젠가 나는 를 완성 못 하리라 3 숟가락은 밥상 위에 잘 놓여 있고 발가락은 발끝에 얌전히 달려 있고 담뱃재는 재떨이 속에서 미소짓고 기차는 기차답게 기적을 울리고 개는 이따금 개처럼 짖어 개임을 알리고 나는 요를 깔고 드러눕는다 완벽한 허위 완전 범죄 축축한 공포,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여러번 흔들어도 깨지 않는 잠, 나는 잠이었다 자면서 고통과 불행의 正當性을 밝혀냈고 反復法과 기다림의 이데올로기를 완성했다 나는 놀고 먹지 않았다 끊임없이 왜 사는지 물었고 끊임없이 희망을 접어 날렸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어째서 육교 위에 버섯이 자라고 버젓이 비둘기는 수박 껍데기를 핥는가 어째서 맨발로, 진흙 바닥에, 헝클어진 머리, 몸빼이 차림의 젊은 여인은 통곡하는가 어째서 통곡의 어리석음과 부질없음의 表現은 통곡과 어리석음과 부질없음이 아닌가 어째서 詩는 貴族的인가 어째서 貴族的이 아닌가 식은 밥, 식은 밥을 깨우지 못하는 호각 소리 ―― -이 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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