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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지금은 먼길을 떠나려 하나니 < 신석정>
눈물처럼 투명한 바람에 이끌려가을이 지금은 먼길을 떠나려 하나니푸른하늘의 대낮을 흰달이 소리없이 오고가며밤이면 물결이 스쳐나려가는 바둑돌 처럼흰구름 엷은 사이 사이로 푸른별이 흘러갑네다남국의 노란 은행잎새 들이 푸른하늘을 순례하다 먼길을 떠나기 비롯하면산새의 노래짙은 숲엔 밤알이 쌓인 잎새들을조심히 밟고묵은 산장 붉은 감이 조용히 석양하늘을 바라볼때가마귀 맑은 소리 산을 넘어 들려옵네다어머니오늘도 고양이 졸음 조는 저 후원의 따뜻한 볕아래서흰 토끼의 눈동자 같이 붉은 석류알을 쪼개 먹으며그리고 내일은 들장미 붉은 저 숲길을 거닐며가을이 남기는 이현란한 풍경들을이야기하지 않으럽니까가을이 지금은 먼길을 떠나려 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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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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